에스씨엠생명과학 "아토피 2상 결과 임박…줄기세포 패러다임 바꿀 것"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5.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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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 /사진제공=에스씨엠생명과학손병관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 /사진제공=에스씨엠생명과학


에스씨엠생명과학 (2,285원 ▲160 +7.53%)은 줄기세포 치료제 3개 파이프라인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로 시계를 넓혀도 이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는 찾기 힘들다. 특히 이르면 이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임상 2상에서 만족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에스씨엠생명과학의 독자적인 줄기세포 연구 기술력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SCM-AGH)의 임상 2상 시험결과보고서(CSR) 수령을 앞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손병관 대표는 1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임상 2상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독자적인 층분리배양 줄기세포 기술…글로벌 스탠다드 도전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독자적인 줄기세포 층분리배양법을 20년 이상 연구했다. 그동안 줄기세포 연구는 주로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이 주도했다. 하지만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은 줄기세포의 순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층분리배양법은 줄기세포의 효능을 높이고 각 질환에 적합한 특성을 갖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층분리배양법 기술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이르면 이달 확보할 아토피 피부염 임상 2상 결과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층분리배양법 기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손 대표는 "국내외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를 제대로 하는 기업은 극소수"라며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층분리배양법을 개발하고 전 세계에서 원천특허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농도구배원심분리법으로 분리한 줄기세포는 배양 과정에서 다른 세포까지 함께 들어가는 반면 층분리배양법으로 분리 배양한 줄기세포는 순도가 높아 효능이 더 좋다"며 "원천기술을 보유한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이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확인하면 층분리배양법이 희귀난치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줄기세포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기준)가 될 수 있다"며 "2상에 이어 국내에선 한독이 임상 3상을 담당하고 해외에선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이나 기술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병' 급성췌장염과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2상도 기대
급성췌장염과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도 에쓰시엠생명과학의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아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조건부 품목허가가 가능하다.

우선 앞서 임상 2a상에서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급성췌장염 치료제(SCM-AGH)는 임상 2a상 경험을 살려 임상 2b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급성췌장염 치료제 임상 2a상은 아쉬움은 있지만 실패라고 인정한다"며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SCM-CGH를 투여한 급성 췌장염 환자의 염증 반응 지표인 C-반응 단백(CRP)이 의미 있게 떨어지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고 어떤 부작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임상에 참여한 소화기내과 의사들도 깜짝 놀라며 흥분할 정도의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이 다음달 소화기학 분야 최고 수준의 글로벌 학술지 '가스트로엔터롤로지'(Gastroenterology)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술지에 해당 논문이 발표되면 해외 연구진과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라이선스아웃(L/O)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며 "2a상의 경험이 2b상의 성공 확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SCM-CGH) 치료제는 지난 3월 84명의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임상 환자에 약물 투여 뒤 48주간 관찰 기간을 갖는다. 내년 2월이면 임상 2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일정이다.

손 대표는 "앞선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치료제로, (고인인) 창업주가 가장 애착을 보인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치료제는 질환 특이적인 마커(생체표지자)를 찾아 개발하기 때문에 각 파이프라인마다 작용기전과 메카니즘이 조금씩 다르다"며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실패한다고 해도 다른 파이프라인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본확충 나설 것…투명경영·신약 수익창출로 주주가치 높인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2020년 코스닥 시장 상장 뒤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매출이 부재한 가운데 연구개발 등 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를 통한 매출 창출은 빨라야 2025년으로 예상된다. 이 매출 공백 기간을 채울 아이템이 필요하고 재무건전성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손 대표는 "특례상장 기업이라면 누구나 고민이 필요한 부분으로, 우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을 확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고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줄기세포 치료제 기술을 토대로 헤어 케어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수출을 시작한다"며 "아토피 등 피부 케어 관련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물론 헤어나 피부 케어 제품도 중요하지만 에스씨엠생명과학의 핵심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라며 "연구를 지속하는 가운데 각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3개 파이프라인 외에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추가적으로 2개 파이프라인을 사실상 확보했다"며 "인하대병원과함께 기술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동안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지만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치료제 3개 파이프라인의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가시적 성과를 올렸고, 무엇보다 여러 임상 데이터와 기업 정보를 투명하게 주주와 시장에 공개하면서 신뢰를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투명한 경영에 더해 줄기세포 치료제 신약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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