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테마 등 韓 보툴리눔 톡신 업체, '치료' 시장 공략 속도낸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5.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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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가열' 미용보다 시장 규모 커
짧은 사용주기, 높은 단가 등 장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이 미용뿐 아니라 '치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미용보다 시장 규모가 큰 데다 공략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성장률이 높다고 평가된다.

제테마 등 韓 보툴리눔 톡신 업체, '치료' 시장 공략 속도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테마 (15,690원 ▲690 +4.60%)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치료에서 JTM2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내년 7월31일까지 완료하는 게 목표다.



제테마는 미간주름 개선 목적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해 2020년 수출용 품목허가, 2022년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2020년부터 동화약품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제제 공동 개발에도 속도를 내왔다. 미용을 제외한 치료 영역에서 신규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개발, 선정된 적응증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한 MOU다. 이번 시험계획 승인은 첫 결과물이다. 제테마는 점차 품목허가를 받는 치료용 적응증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른 업체도 치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휴젤 (208,000원 ▲1,500 +0.73%)은 과민성 방광 및 경부 근긴장이상 임상 1상, 양성교근비대증 임상 2상을 마쳤다. 휴젤은 이전 눈꺼풀 경련,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뇌성마비 첨족기형 등 치료용에서 3개 적응증을 획득했다. 대웅제약 (112,700원 ▲2,200 +1.99%)은 경부 근긴장이상 및 편두통 임상 2상을, 휴온스 (34,350원 ▲100 +0.29%)는 양성교근비대증 및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회사 중 허가받은 치료 적용증이 6개로 가장 많은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는 중국에서 본태성 눈꺼풀 경련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쳤다.



이들이 미용에서 치료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적응증을 넓히는 것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용용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90%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는 치료용 제제의 비중이 크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59억달러(7조9300억원), 이 가운데 치료용 시장 규모가 54.2%인 32억달러(4조3000억원)다. 치료용 시장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미용 시장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적응증은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먼저 개척한 분야일 가능성이 크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상 비용, 시간 등을 감안해서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보툴리눔 톡신 원조인 앨러간이 개척한 영역에 도전장을 냈다. 앨러간은 사시, 눈꺼풀경련, 안면신경장애, 반측안면경련 등 10여개의 치료용 적응증을 획득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툴리눔 톡신을 미용뿐 아니라 800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치료용 성장률도 미용보다 다소 높게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치료 목적이다보니 사용 주기도 미용보다 짧다"며 "제품당 단가 역시 경쟁이 치열한 미용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아직 미용 제품에 편중돼 있지만 글로벌 추세에 따라 치료용 제품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는 국내 개발회사들이 매출 대부분을 미용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치료 영역까지 진출하면 성장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용 목적의 적응증을 승인받으면서 품질과 제품력을 이미 검증받았단 점에서 치료 적응증 허가 획득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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