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주 눔 창업주 대표(사진 왼쪽)가 12일 맨해튼 본사에서 한국계 창업자 포럼을 열고 협업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박준식 기자
한국인이 미국 경제의 중심 뉴욕에서 만든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10조원 가치의 데카콘 등극을 눈앞에 앞둔 헬스케어 기업 '눔(Noom)' 창업자인 정세주 대표는 기업의 모티브를 담대하게 얘기했다. 정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맨해튼 430 웨스트 33번가에 위치한 눔 본사에서 100여명의 한국계 창업자 모임을 갖고 성공스토리를 펼쳤다.
정 대표는 "고비 때나 자금을 유치하려 할 때마다 투자자들이 비즈니스가 한결 수월한 B2B모델(기업간 거래)을 권했지만 소비자 시장의 저력을 믿고 버텨냈다"며 "헬스케어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가진 맥시멈 포텐셜(Maximum Potential)을 믿어왔다"고 기대했다.
미국의 비만인구는 국민 열명당 네명 이상으로, 일부 주에서는 거주자 절반 이상이 비만인 경우도 흔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기 내에는 물론 내년으로 예상되는 재선을 위해서도 비만퇴치를 국가 아젠다로 선언한 상황이다.
눔은 2021년 시리즈F 자금유치를 통해 7000억원 가량(5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받아 5조원(37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눔은 뉴욕증시 상장을 예비하고 있는데 상장 예상 기업가치는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한국인이 뉴욕에서 만든 기업으로는 사상최대의 규모로 기업가치 10조원을 넘어서는 이른바 '데카콘' 데뷔를 앞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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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주 눔 창업주 대표(왼쪽)는 "어려웠던 창업 초기를 기억하면서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고비마다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생각하면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사진= 박준식 기자
정 대표는 "우리가 살다가 힘들 때면 그저 길을 걸으며 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데, 그 달처럼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삶의 한 여정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달과 같은 동반자가 되고 싶어서 기업명을 눔(NOOM)이라 지었다"며 "사실 '문(MOON)'이라고 짓고 싶었지만 상표등록이 어려웠기 때문에 거꾸로 돌려 눔이라고 명명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에서 성공한 그는 한국계 창업자 네트워크를 구성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후배들을 도울 계획이다. 이날 자리도 별다른 스폰서 없이 눔의 초대로 마련했다. 정 대표는 오는 8월 중순에 미국 동부 전역의 한국계 창업자들을 구글 본사로 초대해 한인 벤처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순수한 협업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날 마지막 인사로 "결국 부딪히고 협업하다보면 길이 열린다"며 "너무 상심말고, 너무 고민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