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 나선 동국제강...69년만에 지주회사 전환도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05.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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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제감 임시주총을 마치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왼쪽)과 장세주 회장(오른쪽)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제감 임시주총을 마치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왼쪽)과 장세주 회장(오른쪽)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동생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동국제강을 이끄는 형제경영 시대가 열렸다. 동국제강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도 확정했다.

동국제강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장세주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이사 선임안 등 의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장 회장은 사내이사로 그룹을 이끌게 됐다. 2015년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이다. 장 회장은 고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인 3세 경영인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부친 슬하에서 23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장 회장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복역 중 2018년 가석방 출소, 5년간 취업제한을 적용받았으나 지난해 사면됐다.

그간 장 회장은 회사 밖에서 브라질 CSP제철소 매각 등 중요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동국제강은 장 명예회장의 숙원이나 다름없던 브라질 CSP제철소를 2016년 완공했지만, 계속되는 대규모 적자로 인해 보유지분을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장 회장은 동생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장 회장은 이날 임시 주총을 마친 후 "지금까지 경험과 지혜, 지식을 마지막으로 다 쏟아부어서 지속가능한 동국제강 그룹이 되도록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왼쪽부터) 장세주 동국홀딩스(가칭) 사내이사 회장, 장세욱 동국홀딩스(가칭) 대표이사 부회장, 최삼영 동국제강(가칭) 대표이사 부사장, 박상훈 동국씨엠(가칭)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제공=동국제강(왼쪽부터) 장세주 동국홀딩스(가칭) 사내이사 회장, 장세욱 동국홀딩스(가칭) 대표이사 부회장, 최삼영 동국제강(가칭) 대표이사 부사장, 박상훈 동국씨엠(가칭)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존속법인 동국홀딩스(이하 가칭)를 지주사로 두고 사업부를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으로 나눈다. 사업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다.

신설 열연사업회사 동국제강은 최삼영 부사장이 이끌며 중장기 친환경 성장전략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설비투자, 공정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한다. 최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인천·당진·포항공장을 모두 거친 '현장통'이다.


신설 냉연사업회사 동국씨엠은 박상훈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아 'DK컬러 비전2030' 실현을 이끈다. 2030년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 100만톤 생산체제 구축이 목표다. 박 전무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부산공장장과 냉연영업실장을 역임하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두루 쌓은 냉연 분야 전문 인력이다.

동국홀딩스는 형제경영을 중심으로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철강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IT와 물류 등 그룹 연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으로 미래 신수종사업 확보에도 힘쓴다.

장 부회장은 "철강과 관련된 소부장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며 " 일본·미국·유럽에 직접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진출하려고 한다"고 했다.

분할 기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존속법인 및 신설법인 2개사는 6월 16일 변경 상장 및 재상장한다.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등 추가 절차를 마무리한 후 오는 10월 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 회사 주주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 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주식을 분할 배분 받는다.

장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 이어 직접 분할보고를 발표했다.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정기 주총에서 약속한 대로 최저·최대·적자 배당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동국제강은 지주사 체제 구축 후 자사주 취득 소각 등 주주 환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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