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北여행사·컨설팅사… '작전 총책' 의혹, 라덕연의 9년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정혜윤 기자, 홍순빈 기자, 김도균 기자, 김지은 기자, 김진석 기자, 김창현 기자 2023.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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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147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PC방, 북한 전문 여행사, 유사투자자문사, 경영컨설팅업체, IT(정보기술)기업….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의 총책으로 지목된 라덕연 대표. 투자자 1000명, 운용자금 1조원 이상이 동원된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그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행적을 남겼다. 고액 자산가를 투자자로 유치하고, 범죄수익 세탁과 이력을 부풀리기 위한 의도로 추측된다. 라 대표는 주가폭락 사태 직전까지 투자자들로부터 '회장님'으로 불렸다.

라 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언론 인터뷰에 적극 나서는 기이한 행보를 보였다. 검찰은 지난 11일 라 대표를 자본시장법(시세조종, 미등록 투자일임업)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라덕연 일당이 시세조종으로 올린 부당이익은 최소 2640억원, 이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편취한 금액은 1320억원으로 추정됐다.



2014년부터 투자자문… 경제방송 출연, 증권사 초빙 강연
라덕연 대표가 운영했던 '호안스탁' 홈페이지.라덕연 대표가 운영했던 '호안스탁' 홈페이지.
라 대표가 투자자문 사업에 뛰어든 건 2014년부터다. 국민대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의 트레이딩시스템 전공을 졸업한 직후다. 라 대표는 2014년 7월 금융감독원에 '머니사이언스인베스트'라는 상호로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를 한다. 그는 '호안스탁'이라는 명칭을 내세운 홈페이지를 열고 주식과 선물·옵션 투자 방송을 유료로 제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 구로구에서 PC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라 대표의 PC방으로 추정된 업체는 2016년 9월 폐업했다.


라 대표는 2016년부터 여러 차례 오프라인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주로 인천 사무실을 활용했다. 라 대표는 오프라인 세미나와 홈페이지에서 투자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 자격증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KB증권의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 중이라는 소개도 붙였다. '안철수연구소(안랩) 근무'라는 경력도 넣었는데, 안랩은 사내 시스템에 라 대표의 근무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머니사이언스인베스트는 2019년 8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폐업 사유로 직권말소 조치됐다. 그는 폐업 전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다단계·대리투자'… 회사 설립·폐업 반복
PC방·北여행사·컨설팅사… '작전 총책' 의혹, 라덕연의 9년
라 대표는 2019년부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대리투자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폭락 8종목(서울가스 (60,100원 ▲500 +0.84%), 세방 (12,730원 ▲220 +1.76%), 다올투자증권 (3,510원 ▲40 +1.15%), 대성홀딩스 (9,720원 ▲320 +3.40%), 다우데이타 (13,600원 ▲240 +1.80%), 하림지주 (7,850원 ▲240 +3.15%), 선광 (19,530원 ▲290 +1.51%), 삼천리 (101,800원 ▲200 +0.20%)) 중 일부에 투자를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라 대표는 2020년 3월에는 알앤케이홀딩스를 세워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친다. 알앤케이홀딩스 사내이사로 등재됐던 A씨는 라 대표와 동업자 관계였다가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알앤케이홀딩스는 2022년 7월 청산됐다.

라덕연 일당은 투자자들로부터 본인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대리투자를 단행했다. 고액 투자자의 경우 노트북을 준 뒤 원격으로 투자하는 수법도 썼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대리투자에 활용된 휴대전화 200여대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라 대표는 2021년 11월 경영컨설팅업체인 에베레스트파트너스를 세운다. 이 회사는 앞선 두 회사와 달리 투자자문업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라 대표의 회사들 중 투자자 계좌 운용이 가능한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친 사례는 단 한 곳도 없다. 명백한 불법 행위다. 2016년 설립된 호안에프지는 라 대표가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핵심 회사다. 그의 최측근들이 대표와 이사, 감사를 맡고 있다.

정관재계 인사까지 포섭… "배후는 김익래" 주장하다 체포
라 대표는 북한 전문 여행사 아리투어 대표 직함을 달고 2020년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평창평화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같은 해 11월 경기도의회에서 라 대표가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의 선거 기탁금을 대납했다는 의혹이 다뤄졌다.

라덕연 일당은 연예인과 기업인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까지 포섭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활동한 장모씨는 투자자 모집책으로 활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박영수 특검에서 수사지원단장으로 활동한 B씨는 라덕연 일당 회사들에서 법률자문을 맡았다. 박 전 특검과 B씨는 단순 자문 역할을 맡았을 뿐 주가조작 여부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PC방·北여행사·컨설팅사… '작전 총책' 의혹, 라덕연의 9년
라 대표는 본격적인 대리투자와 동시에 골프업체, 케이블방송사, IT업체, 영상콘텐츠업체 등 수십 곳의 회사를 설립 또는 인수했다. 투자자 모집과 범죄수익 세탁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회사의 지분 투자를 권유하며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1월 투자조합을 결성해 얍글로벌의 전환사채(CB) 24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같은 해 8월에는 전남 신안군과 상수치도 골프장 건설 추진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두 달 뒤에는 투자금 1조원 돌파를 기념하는 파티를 열었다.

라 대표는 주가폭락 사태가 벌어지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폭락의 배후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을 지목했다. 김 전 회장과 키움증권은 이달 2일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미등록 투자일임은 인정하나 시세조종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라 대표의 입장이었다. 합동수사팀은 9일 라 대표를 체포했고, 11일에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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