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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나갔습니까" 경찰이 물었다. 여성은 "잠깐 나갔다. 다시 온다고 했다"고 답했다. 경찰이 아빠의 이름을 묻자, 여성은 울먹이며 떠는 목소리로 "이항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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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항렬에게 옥바라지를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가족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힌 그는 다른 남성과 만나 재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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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렬은 A씨의 재혼을 알고 크게 좌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2월 출소했지만 2년 만인 1991년 또 한 번 여중생을 석궁으로 위협, 납치해 3번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항렬은 2005년 10월 28일 출소해 전남 영암군에 있는 한 조선업체에 취직했다. 특히 2007년 남편과 별거하고 있던 A씨와 다시 교제를 시작하면서 잠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당시 A씨가 전남편과 낳은 의붓딸도 데리고 살기로 하고 살림을 합쳤다.
무차별 살인극, 친딸까지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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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렬은 2009년 5월 5일 첫 살인을 저질렀다. 집에서 옷을 갈아입던 둘째 처조카 B(16)양을 훔쳐보다 성폭행한 그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아예 살해하기로 했다. B양을 결박해 여행용 가방에 넣고 자택 인근 야산에 매장했다.
또 알리바이를 위해 B양의 명의로 새 휴대폰을 개통했으며, 이 휴대폰으로 가족에게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파출소에 가장 먼저 B양의 실종 신고를 한 것도 이항렬이었다.
다만 이항렬은 이후에도 살인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달 12일 의붓딸과 아내 A씨까지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의 친정 식구 모두를 몰살할 계획까지 세웠다.
이튿날 '이모가 널 보고 싶어 한다'며 첫째 처조카 C양을 꾀어내 성폭행 및 감금했으며, 같은 날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친딸도 성폭행한 뒤 "내가 다 죽였다. 너도 죽이고 나도 자살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들, 다시 만나도 살해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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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둘째 처조카 B양을 살해한 것에 대해서는 "B양이 나를 유혹해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 그로 인해 행복한 가족관계가 파괴돼 악감정을 갖게 됐다"며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다.
또 "친딸을 성폭행할 생각은 없었지만 친딸만 내버려 둘 경우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 염려돼 어쩔 수 없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항렬은 2010년 3월 25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13년이 지난 2023년 지금까지 형집행대기자 신분으로 수감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