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사진=현대제철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맞춰 고강도 경량화 강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량용 강판은 철강사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 중 하나다. 전기차에는 고중량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동급 차종이라도 전기차는 내연차에 비해 많게는 2배 가까이 무게가 나간다. 효율 제고를 위해 보다 가벼운 강판이 선호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운전·탑승자와 배터리 등을 보호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내 유일한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 보유 회사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포스코를 포함해 전 세계 14개 회사만 제작할 수 있다. 개발·양산 기술 난도가 매우 높은 분야다. 기존 철강사의 특허를 침해할 여지가 커 후발 주자의 진입이 까다로운 분야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에 쓰인다. 포스코가 생산한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에 공급돼 구동모터코아로 만들어져 모터 제조사로 납품돼 전기차에 실린다.
구동모터코아 샘플 /사진=포스코
현대제철도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력 확보에 도전장을 냈다. 연구개발(R&D) 조직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IHS마켓에 따르면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는 2020년 32만톤에서 2033년 400만톤으로 확대된다. 전기차 보급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 공급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 등이 전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들의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위해서라도 현대제철이 무방향성 전기강판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의 핵심 전방사업인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탈바꿈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고강도 경량화 강판, 무방향성 전기강판 외에도 다양한 고수익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보급이 활발해지면 관련 부품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철강사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