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변하니 철강도...포스코·현대제철, 전기차 공략 가속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5.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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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사진=현대제철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가 주력 전방산업인 완성차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광물 사업에 힘을 주는 포스코그룹은 본업인 전기차 관련 철강 사업을 확장한다. 현대제철도 현대차동차·기아 등 그룹사 전동화 전략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맞춰 고강도 경량화 강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량용 강판은 철강사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 중 하나다. 전기차에는 고중량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동급 차종이라도 전기차는 내연차에 비해 많게는 2배 가까이 무게가 나간다. 효율 제고를 위해 보다 가벼운 강판이 선호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운전·탑승자와 배터리 등을 보호해야 한다.



포스코는 980 인장강도(MPa) 이상의 기가스틸과 초고강도강(AHSS), 이를 개량한 초고장력강 U-AHSS, X-AHSS 등을 통해 관련 시장에 대응한다. 현대제철은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을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 9에도 적용됐다. 초고강도 강판은 1기가파스칼(1GPa) 이상이면 초고강도 강판이라 불린다. 1GPa는 가로·세로 각각 1mm 크기가 100kg의 무게를 버티는 정도의 강도다. 현대제철의 초고강도 핫스탬핑 강판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제품은 1.8GPa에 이른다.

포스코는 국내 유일한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 보유 회사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포스코를 포함해 전 세계 14개 회사만 제작할 수 있다. 개발·양산 기술 난도가 매우 높은 분야다. 기존 철강사의 특허를 침해할 여지가 커 후발 주자의 진입이 까다로운 분야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에 쓰인다. 포스코가 생산한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에 공급돼 구동모터코아로 만들어져 모터 제조사로 납품돼 전기차에 실린다.



구동모터코아 샘플 /사진=포스코구동모터코아 샘플 /사진=포스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포스코는 전남 광양제철소 부지에 1조원을 들여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되면 종전 1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이 40만톤 규모로 늘어난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2030년까지 전기차 700만대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코어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멕시코·인도 등에서 생산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포항·천안 등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중국·멕시코 사업장이 가동에 돌입한다.

현대제철도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력 확보에 도전장을 냈다. 연구개발(R&D) 조직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IHS마켓에 따르면 무방향성 전기강판 수요는 2020년 32만톤에서 2033년 400만톤으로 확대된다. 전기차 보급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 공급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 등이 전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들의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위해서라도 현대제철이 무방향성 전기강판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의 핵심 전방사업인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탈바꿈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고강도 경량화 강판, 무방향성 전기강판 외에도 다양한 고수익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보급이 활발해지면 관련 부품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철강사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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