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 북칼럼니스트
100%에 이르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예측불가한 지식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챗GPT 시대는 질문이 경쟁력인, 질문사회를 열 것’이라고도 한다.
한편, 『디컨슈머』라는 용어가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는 깃발을 흔들며 최근 등장했다. 지구 환경 위기가 임계점을 넘고 있는 가운데 공멸을 막기 위한 인간의 현명한(?) 대처로 ‘(물건을) 소비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요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부흥한 배달과 구독 경제는 비대면과 무소유를 새로운 문화로 만들었다.
다행히 저자는 ‘소비하지 않을수록 삶의 질이 더 풍성해진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덜 사면(buy) 더 살(live) 수 있다’고 한다. ‘소비의 종말은 야생의 새로운 여명’이기 때문이란다. 무척이나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지만 국가와 기업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와 비즈니스를 위해 ‘소비 종말 시대’에 대비를 갖춰야 한다.
전통적인 소비가 멈췄는데 생산자인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답은 ‘디지털 영역’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사라진 서비스와 상품은 디지털 가상세계에서 더욱 다양하게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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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실감하려면 당장 어린 자녀의 방을 들여다보면 된다. 어른 세대가 어렸을 때 방을 가득 채웠던 장난감, 책, 음반을 비롯해 온갖 잡동사니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그 자리를 컴퓨터와 휴대폰,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신하므로 방이 훨씬 덜 어수선하다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소비는 어른들이 아이였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물론 저자는 자신이 주장하는 디컨슈머 시대가 쉽게 확장될 것이라고 낙관하지는 않는다. 19세기 중반에 ‘간소함’을 제안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각 역시 널리 칭송받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었고, 다른 비소비 운동 역시 밀려드는 소비에 쓸려나갔던 것처럼 디컨슈머 사회로 나아가는 길 역시 좁고 험난하다. 그러나 그 길로 갈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이미 존재한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들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우리 인간(국가와 개인)의 각성과 의지다.
필리핀 해안가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가 디컨슈머 시대 확장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란 희망까지 버릴 수는 없다. 필시 성경에 적힌 아래 구절은 ‘디컨슈머’에 대한 희망의 예언이 아닐까?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디컨슈머』 / J.B.매키넌 지음 / 김하현 옮김 / 문학동네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