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오타니, 타격방해마저 투·타 모두 당했다 '역시 명장면 제조기'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5.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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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이도류답게 보기 드문 희한한 상황을 연출했다. 한 번은 손해를 봤고, 한 번은 이득을 봤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오타니는 투수로는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원조 투타겸업 선수인 베이브 루스의 통산 탈삼진 기록(501개)을 넘어서 통산 506번째 삼진을 잡았다. 타자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할 타율이 붕괴됐다(0.294).

오타니는 이날 두 개의 타격방해에 모두 당사자가 됐다. 한 경기에 하나 나오기도 힘든 포수의 타격방해가 어떻게 오타니에게만 두 번이나 나오게 됐을까.



4회 초, 선두타자 호세 아브레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오타니는 다음 타자 카일 터커를 상대했다. 초구 커터를 던져 파울을 유도한 순간, 주심이 갑자기 자리를 벗어나 손짓을 했다. 에인절스 포수 크리스 오케이의 미트에 터커의 배트가 걸렸다는 판정이었다. 오타니는 허무하게 주자를 출루시키고 말았다.

하지만 오타니는 다음 타자 제레미 페냐에게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를 잡아냈다. 포수 오케이 역시 페냐의 2루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오타니를 도왔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이어 6회에는 '타자' 오타니 본인이 수혜자가 됐다. 2사 후 마이크 트라웃이 좌익수 쪽 안타로 살아나간 상황에서 오타니는 휴스턴 선발 프람버 발데스를 상대했다. 그는 초구 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며 파울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때 오타니가 심판을 향해 포수 미트에 배트가 닿았다고 어필했다. 심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그는 타격방해로 1루에 살아나갔다. 오타니는 올해만 벌써 4번이나 타격방해로 1루에 출루했다. 후속 타자 앤서니 렌던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오타니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모두 타격방해에 관련이 됐다는 건 오타니가 투타겸업 선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명예로운 기록은 아닐지라도 흥미를 가지게 하는 장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날 오타니는 웃지 못했다. 1-0으로 앞서던 5회 초 마틴 말도나도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여기에 요단 알바레즈의 좌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에인절스는 결국 1-3으로 패배했고, 오타니 역시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한국시간) 휴스턴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오타니 쇼헤이가 10일(한국시간) 휴스턴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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