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소재' 만들 인재…소통과 융합에서 찾아야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3.05.12 05:40
글자크기

머니투데이-한국탄소산업진흥원 전문가 좌담회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탄소산업 인재양성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 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탄소산업 인재양성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 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꿈의 신 소재'라는 이름으로 탄소소재가 우리 산업에 등장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저탄소·친환경 운송, 우주·방산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 탄소소재와 그 기술력은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도가 커졌다.

그런데 정작 탄소소재 산업 현장에선 인력부족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에 머니투데이와 한국탄소산업징흥원은 9일 서울 서린동 본사 회의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탄소소재 분야 인력양성 필요성과 방안 등을 논의했다. 좌담회에는 방윤혁 탄소산업진흥원장과 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 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가 참석해 정책과 학계, 스타트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참석자]

△방윤혁 탄소산업진흥원장
△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
△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탄소소재 분야는 적용 산업이 다양하다. 그만큼 다방면에서 지식을 갖춘 인재가 요구될 듯하다.

▶방윤혁 원장(이하 방 원장) = 과거에는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를 키웠다면 이제 문제해결을 해내는 인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고민해야 한다. 경계를 넘어 여러 분야의 기술을 '초연결'하고 융합하는 인재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영석 교수(이하 이 교수) = 교육하는 입장에선 우리 산업의 현황, 연구개발 현황에서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탄소분야 6대 소재가 있지만 각각 국내외 연구개발과 산업적 측면에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능동적으로 협업해서 사고하는 기본기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특성 물성 이런 것부터 생각하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교육, '백 투더 베이직'이 필요하다.


▶김기민 대표(이하 김 대표) = 창업 때 3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18명이 일하고 있다. R&D(연구개발) 직군 12명이 있는데 학사출신, 석사출신, 박사출신 마다 회사의 요구가 다르다. 이 교수님이 말한 '백 투더 베이직'에 공감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학사출신에게 시작부터 심도 깊은 연구를 요구할 수 없다. 기본 전공 지식에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분석 업무 역량이 갖춰진다면 베스트다.

- 탄소산업에선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

▶방 원장 = 전문 봉재사 할머니가 우주선에 실리는 낙하산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처럼 기술의 완성은 여러 전문가의 협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특히 석·박사 과정에선 모든 걸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고 경험의 장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진흥원은 올해 석·박사 과정에서 추진 가능한 기업 현장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젝트형 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러가지 문제해결 이슈와 기업의 요구를 조합해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공동으로 교육 커리큘럼 개발과 강의·실습 등을 진행함으로써 협력형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 교수 = 최근 반도체산업 인력난 얘기가 나왔는데 수요가 있다고 생각할 땐 교육은 늦은 것이다. 한국탄소학회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을 보면 화학공학과, 신소재과, 금속과, 전기과, 전자과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있다. 한 학과나 학문에서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고 다학제 간 스터디가 필요하다. 협업도 중요하고 소통하면서 성과를 내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김 대표 = 우스개로 "우리 회사에 없는 MBTI를 가진 사람을 뽑자"고 얘기를 많이 한다. 협력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 분야는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단순히 대화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뒤섞을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

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가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이영석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가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세계 시장에서 우리 인재 경쟁력은 어느정도이고 격차가 있다면 어떻게 따라잡아야하는가.

▶이 교수 = 분야별로 차이가 있다. 나노 카본 분야 연구는 노벨상 후보군으로 거론될 정도다. 반대로 흑연 전극봉은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못하고 기술선진국 수입에 의존을 하고 있다. 이 인조흑연 같은 분야는 세계 기술력의 40~50% 정도다.

▶김 대표 = 연구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인데 실제 산업에서 쓰이는 특허에선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탄소소재 분야 출원 특허는 많지만 특허 회피가 어려워 기술을 이전받거나 로열티를 내야하는, 일명 'S급' 특허는 거의 없다. 인력 양성에 뜻을 가진 분들의 목소리가 모이기 시작하면 연구 분야가 그랬던 것처럼 산업 분야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방 원장 = 지난해 수출입 현황이 의미가 있는데 탄소소재 분야 수출이 수입을 넘어섰다. 코로나19(COIVD-19) 시대를 거쳐오고 이차전지·경량화 등 산업이 성장하면서 탄소소재 분야도 커진 것이다.이 성장세에 맞춰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인재양성이라는 부분이 연구개발에 집중되다 보니 현장을 빠트리곤 하는데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일 인력이 모자르는 곳이 현장이다. 독일 같은 경우 직업교육기관을 통해 탄소소재 분야 현장인력을 공급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지난해 우리나라 마이스터고교 학생 10명이 가서 6명이 현지 취업을 했다. 우리도 직업계고교 등과 연계한 현장중심 교육 및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이 교수 = 취업을 해서 일하다보면 산업구조도 바뀌고 기술도 바뀐다. 변화하는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계속 학습을 해야하니 평생교육개념이 필요하다. 탄소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탄소기술교육센터나 거점별 대학에서 그런 교육을 하는 시스템도 있어야 한다.

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기민 더카본스튜디오 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진행된 탄소소재산업 인재양성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