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납치된 줄 몰랐다"…美서 51년 만에 부모 찾은 사연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3.05.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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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하이스미스는 1971년 8월23일 생후 21개월이 되었을 때 집에서 사라졌다. /사진=뉴욕포스트 갈무리멜리사 하이스미스는 1971년 8월23일 생후 21개월이 되었을 때 집에서 사라졌다. /사진=뉴욕포스트 갈무리


1971년 베이비시터에게 납치된 미국 여성이 50여년 만에 가족 품에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납치 피해자 멜리사 하이스미스는 생후 22개월이던 1971년 8월23일 납치됐다.

멜리사 친모인 알타 아판텐코는 남편과 별거를 시작하며 아기를 데리고 텍사스주 포트워스로 이사했다. 미혼모가 된 알타는 식당에서 웨이트리스 자리를 구해 일했다. 이에 딸을 돌봐줄 베이비시터가 필요했다. 루스 존슨이라는 여성을 고용했다. 근무 첫날 존슨은 아기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알타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멜리사와 베이비시터의 행방에 대해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제보도 받았다. 미 국립 실종학대아동센터에서 만든 현재 예상 모습 사진과 닮은 사람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봤다는 것. 가족들은 찰스턴으로 향했지만 제보는 사실이 아니었다.

멜리사 친부 제프리 하이스미스는 '23앤드미'를 통해 DNA 검사를 받기로 했다. 이는 가정에서 DNA 검사 키트를 이용해 분석 결과를 알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자신과 교류하지 않는 친척의 존재까지 알려준다. 검사 결과를 받아본 제프리는 자신이 모르는 손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 제프리 가족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멜리사에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51년 만에 재회했다. /사진=뉴욕포스트 갈무리이들은 지난해 10월 51년 만에 재회했다. /사진=뉴욕포스트 갈무리
이들은 결국 5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멜리사는 멜라니 윌든이라는 이름으로 가족들의 집에서 20분도 채 안 걸리는 곳에서 살아왔다. 자신이 납치된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그는 "학대하는 가정에서 자랐다"며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했다"고 했다. 15살에 집에서 나온 그는 거리를 전전하며 생활했다.



포트워스 경찰은 검사를 통해 그가 멜리사 하이스미스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멜리사는 법적 이름을 멜라니에서 멜리사로 바꿨다. 그는 남편과 다시 결혼식을 올려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걷고 싶다고 한다.

멜리사를 키웠던 여성은 1972년 길에서 500달러에 멜리사를 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여파로 지난 6일 텍사스에서는 경찰서 미제 사건 부서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 부서에 1000건 이상의 미제 사건이 있는데 조사할 경찰관은 단 한 명뿐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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