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손실 폭탄 안은 증권사, 외국인은 계속 줍줍했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5.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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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손실 폭탄 안은 증권사, 외국인은 계속 줍줍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CFD(차액결제거래) 계좌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은 오히려 증권주 매수 행렬을 이어갔다. CFD 사태로 인한 손실 우려보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나 시장금리 하락 등 증권사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가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8일까지 19거래일 연속 NH투자증권 (11,970원 ▲230 +1.96%)을 순매수했다. 현재 상장 종목 중 현대로템과 함께 외국인이 가장 오래 연속 순매수한 종목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NH투자증권을 17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증권 (41,900원 ▲350 +0.84%)키움증권 (132,900원 ▲7,200 +5.73%) 역시 최근 17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각각 601억원, 452억원이다.



다른 주요 증권주도 마찬가지다. 한국금융지주 (73,600원 ▲2,600 +3.66%)는 지난달 초부터 현재(8일 기준)까지 24거래일 중 18거래일 동안 276억원 어치를 외국인이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9,020원 0.00%)에서도 24거래일 중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증권주는 최근 일부 종목의 주가 폭락으로 인한 CFD 계좌의 대규모 손실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한 상태다. CFD는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큼만 투자자들이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40%의 증거금만으로 2.5배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위험성향이 높은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지난달 24일 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세방,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갑자기 하한가로 급락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이들 종목에 CFD 계좌를 이용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속 하한가가 이어졌다. 손실률은 순식간에 마이너스(-) 60~-80%를 기록했다.


문제는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증권사가 손실 중 일부를 떠안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CFD 손실금액이 증거금을 초과하면 투자자는 초과분을 추가로 증권사에 납부해야 하는데 손실 규모가 억단위다보니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응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 투자자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은 증권사의 손실로 처리된다. 증권사별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에도 외국인이 오히려 증권주를 매수한 건 CFD 손실 규모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증권사별 CFD 잔액은 △교보증권이 6131억원 △키움증권 5181억원 △메리츠증권 3409억원 △하나증권 3394억원 등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극단적으로 CFD 잔액 모두가 80%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면 손실 금액은 4145억원으로 증거금(잔액의 40%) 2072억원을 넘어선다. 추가 손실금 2000여억원 중 투자자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큼 증권사 손실로 반영된다.

하지만 급락한 종목은 전체 CFD 중 일부에 불과하고 증권사들도 분할 상환, 채권 추심 등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미수금 규모는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 미수금으로 인한 증권사별 손실규모가 1000억원대를 넘진 않을 것"이라며 "CFD 이슈는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 상당수가 CFD 노출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것도 최근 증권주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는 이유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CFD 이슈로 증권업종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CFD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과도한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올해 증시가 살아나면서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거래대금 수수료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 평가 이익도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주요 5개 증권사(NH, 한투, 삼성, 미래, 키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조513억원으로 1달 전보다 24% 상향 조정됐다. 아직 CFD 손실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전체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흔들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지금은 금융업종 중에 증권주를 가장 좋게 보고 있다"며 "거래대금 증가와 시장금리 하락, 예탁금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리테일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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