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2023.05.09.
예금 규모 2020년 말 1.5억원→2021년 말 11.2억원
김 의원은 2020년 12월 말 기준 1억4769만원 상당 예금, 9억4002만원 어치 증권과 5000만원 상당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건물가액은 지역구인 안산시에 사무실과 거주지(아파트)를 월세로 임차한데 따른 보증금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이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가상화폐를 구매했다고 밝힌 기간은 2021년 1~2월 사이다. 김 의원의 설명대로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판 돈을 가상화폐 매입 자금으로 썼다면 1년 새 10억원 가까이 예금이 늘어나게 된 출처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예금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같은 기간 보유하고 있던 채무도 모두 갚았다. 2020년 말 기준 김 의원이 보유한 채무액은 약 7000만원이었는데 이는 2021년말 0원이 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2022년 말 기준 김 의원의 예금 규모는 4억5681만원으로 전년 대비 6억5900만원 감소했다. 대신 보유건물 가액이 5000만원에서 8억2000만원으로 7억7000만원이 늘었다. 재산신고상 안산시 아파트, 여의도 오피스텔에 대해 신규로 전월세 계약을 맺었다고 기재됐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8일 KBS와의 통화에서 "2022년 2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무렵에 약 8억원을 거래소에서 은행에 이체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즉 가상자산 투자금 일부를 현금화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단 설명이다. 이같은 내용은 기존 언론에 배포된 입장문에는 없던 내용이다.
다만 가상자산 8억원을 현금화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다면 1년 새 6억원 넘는 규모의 예금이 감소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또 남게 된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김 의원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 '위믹스'···대체 언제 사고 팔았나?
2022.1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 한 가지 쟁점은 김 의원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위믹스' 코인을 샀는지다. 위믹스는 '미르의 전설' 등을 개발한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자산이다.
김 의원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 논란 핵심에 있는 것도 다른 코인이 아닌 위믹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위믹스 코인을 80만여 개 보유했으며 당시 그 가치가 60억원에 달했었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전날 밝힌 입장문에서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에 사용했고 2021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로 대금 10억원을 이체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직접 가상화폐거래소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 거래소는 업비트로 추정된다. 김 의원이 주식매도금액을 최종 이체한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단 당시 이체 대금으로 위믹스 코인을 샀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위믹스 코인은 2022년 1월11일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됐다. 즉, 김 의원이 가상화폐거래소로 10억원을 이체한 시점과 실제 위믹스가 상장된 시점 사이에는 약 1년 여의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위믹스가 가장 빨리 상장된 거래소는 빗썸으로 그 시점은 2020년 10월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시 빗썸을 통해 위믹스 코인을 거래했다면 시점상 가능하다"면서도 "만약 자신이 거래하는 거래소에 위믹스가 상장되지 않았는데 해당 코인을 얻었다면 타인을 통해 김 의원 전자지갑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등의 추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통 단절한 채 일방적 입장문만 배포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2.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날 김 의원 측이 언론에 입장을 밝힌 형식은 기자회견이 아닌 입장문 배포였다. 이체 내역 등을 갈무리한 첨부 이미지 10페이지를 포함 총 13페이지의 입장문이었다.
다만 김 의원 본인의 일방적인 해명을 전달하는데 그쳐 거래 과정에서 드는 의문을 전부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김 의원은 대선 기간인 2022년 1~3월 사이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3개월 이외 시점에 인출이 있었는지 여부와 그 규모, 현금 인출이 아니더라도 다른 계좌로의 이체가 있었는지 여부는 해명하지 못했다.
김 의원이 대다수 언론과 접촉치 않은 채 일부 언론과 개별 인터뷰만을 진행중인 것도 의혹 해소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물리적으로 시간 내기가 쉽지가 않다"며 "한분, 한분 다 전화를 받으면서 충분히 설명드려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 부족한 부분은 차후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더 상세하게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해명이 충분치 않단 지적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김 의원의 거래를 이상거래로 탐지했단 사실에 주목했다. 이 의원은 "거래소가 김 의원 계좌에 대해 왜 이상거래로 탐지했을까.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해명한 것은 본인이 현금으로 찾은 거는 440만원밖에 없었다(는데) 이 말 자체는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