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2차전지보다도 높다고?...갓 상장한 종목 묶은 지수가 '1위'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5.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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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갓 상장한 새내기 종목으로 구성한 'KRX 포스트 IPO' 지수가 올해 50% 가까이 상승하며 테마 지수 중 가장 크게 올랐다. 올해 상장에 성공한 종목들 대다수가 공모가를 상회하며 순항 중이지만 공모 연기, 대어 실종 등 IPO(기업공개)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마냥 녹록지는 않다.

'KRX 포스트 IPO' 지수, 연초 대비 50% ↑…2차전지도 뛰어넘어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올해 들어 약 45% 상승했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테마성 지수 가운데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해당 지수는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LG에너지솔루션 (372,500원 ▼12,500 -3.25%),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를 비롯한 대형주와 에코프로 (108,100원 ▲4,700 +4.55%), 에코프로비엠 (234,000원 ▼11,500 -4.68%)을 편입해 40%가량 오른 2위 'KRX 기후변화 솔루션' 지수도 제쳤다. 올해 최대 테마였던 2차전지 관련인 'KRX 전기차 Top 15' 지수,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35% 내외로 오르며 각각 3, 4위를 기록했는데 이들보다도 높다.

지난달 3일부터 산출된 KRX 포스트 IPO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후 경과일이 15~140영업일에 해당하는 기업을 구성 종목으로 한다. 상장 초반 IPO 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거래량이 유입되고 일정 기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경향을 반영해 개발됐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새내기 종목(스팩 제외)은 총 21개 업체다. 한주라이트메탈 (2,120원 ▼10 -0.47%), 미래반도체 (18,360원 ▼240 -1.29%), 오브젠 (12,800원 ▼390 -2.96%), 꿈비 (8,560원 ▲180 +2.15%), 제이오 (25,500원 ▼650 -2.49%), 나노팀 (13,900원 ▲270 +1.98%) 등은 공모가 대비 세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날 기준 공모가를 하회하는 종목은 토마토시스템 (7,680원 ▼320 -4.00%), 한화리츠 (5,220원 0.00%) 등 2개 종목뿐이다.

공모가 넘은 새내기주 80%지만…'대어 실종+공모 연기+SG증권 여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처럼 올해 IPO시장은 중소형주에 자금이 쏠리면서 예상외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꼼꼼한 옥석 가리기도 이뤄지는 중이다.

전날 수요예측 결과를 발표한 모니터랩은 경쟁률 1715 대 1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공모가를 최상단인 9800원에 확정했다. 그러나 같은 날 씨유박스는 경쟁률 86.4대 1, 공모가는 밴드 최하단에 미달하는 1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지난달 나라셀라 등 총 9개 기업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사유로 대거 공모 일정을 연기하면서 이번달 자금조달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대량 매도 사태로 투자자 보호가 화두가 된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IPO 전문가는 "금융당국의 신고서 정정 요구가 그동안 흔치 않다가 최근 전례 없이 많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전반적으로 투자자 보호에 신경을 쓰면서 주관사들도 함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지적하는 대부분이 공모가에 대한 것이 아닌 절차적인 문제"라며 "SG증권 사태만으로 IPO 시장이 힘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PO 건전성 제고 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다음달부터 상장일 기준가 결정법과 가격 제한 폭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향후 새내기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키울 여지가 있다.

현재 공모가 90~200% 범위로 호가를 접수해 결정하던 시가를 앞으로는 공모가를 상장 기준가격으로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가격제한폭은 기준가격 대비 ±30%에서 향후 공모가격의 60~400%로 늘린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상장 이후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수 거래일 동안 변동성이 지속됐지만, 상장 당일의 가격 제한 폭을 넓히는 경우 변동성이 하루에 응집될 수 있다"며 "60~400%는 전례 없는 수준의 변동성 범위인 만큼 상장 당일 변동성은 현저히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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