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네이버는 전거래일 대비 1만900원(5.56%) 오른 20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반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5% 늘어난 3305억원인데 시장 전망치 3071억원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하지만 깜짝 반등에도 주가는 고점(2021년 7월26일 46만5000원) 대비 절반 이하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에 고점에서 저점(2022년 10월13일 15만5000원)까지 66.7% 하락했는데 반등폭은 30%에 그쳤다.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상승률은 10.5%로 코스피 지수(11.8%)보다 못하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면 성과는 더 초라하다. 깜짝 실적 속에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은 △메타 플랫폼스 93.4% △애플 33.6% △마이크로소프트 29.5% △아마존 25.8% △구글 19.7%다. 메타는 1분기 매출이 3개 분기 연속 감소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전망치(2.03달러)를 상회하는 2.2달러를 기록했다. 메타 주가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77%로 카카오보다 컸지만 회복 탄력성은 그 이상으로 컸다. 주가는 저점 대비 2.6배 올랐다.
시장이 내수에 한정됐다는 단점도 있다. 주요 캐시카우인 광고 사업 뿐 아니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AI(인공지능)도 목표 시장이 어딘지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진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네이버, 카카오가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해 한국형 챗GPT를 선보인다고 하지만 한국어 AI와 영어 AI 서비스는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인터넷 플랫폼이 순환매 장세에서 소외된 것도 주가 부진의 요인이다. 이차전지가 주도주로 부상하는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이 돌아가며 한 번씩 급등했지만 인터넷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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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는 우려 요인들이 해소되며 주가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포쉬마크 실적이 연결로 편입되고 커머스 실적이 잘 나오면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2분기에는 네이버 앱 개편 효과가 있고 지난해 기저효과도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 상장 이슈가 있고 에스엠도 연결 실적으로 편입된다"며 "인터넷 업종이 순환매 장에서 소외됐다는 걸 감안하면 이쪽으로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