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개회식에서 축사위해 단상에 오르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5.03.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117일 만인 2021년 6월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며 '자유'를 23번 언급했다. '공정'(9번), '상식','법치','정권교체'(각 7번)를 역설하기 위한 토대로 '자유'를 거론했다. 정치에 나선 근본 이유가 자유의 위협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책임이 중요하단 점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자유와 함께 '연대'를 언급하며 경쟁으로 인해 낙오되는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국가가 개입해 사회적 갈등과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대'는 국제사회에서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끼리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항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가리키기도 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지난 5년간 자유가 위축되고 위협받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경제활동과 안보 등 모든 면에서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제약되고 억압되면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정체성이 흐려지고 미래세대가 어떤 나라에서 살아갈지 회의에 직면해 정권교체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유로울 때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창의적 가치를 만들어 낸다. 외교에서도 자유 가치를 공유한 세력과 연대해 현상변경 세력에 맞서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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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기립박수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4·19 기념사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는 바로 우리 자유의 위기"라며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 때는 법치를 "모두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제도"라며 이를 부정하는 건설노조가 '거짓·선동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전 정부의 '포퓰리즘적 정치복지'를 비판하면서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약자복지'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윤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에 차이가 있다"며 "국민들은 자유라고 하면 탈권위주의를 생각하는데 지난 1년간 MBC와의 대립 등 언론자유 후퇴, 당무개입 논란 등 자유가 억압된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자유라는 철학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녹아들어서 국민들이 느끼게끔 만들어야 한다"며 "자유를 피부로 느낄 만한 파급력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시장이 할 일을 정부가 침해하지 않는단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자유의 개념이 너무 시장 자유에 치우쳐져 있다. 사람들이 실제 체감하는 자유의 면에서 각자의 서로 다른 의견이 자유롭게 소통되고 정부 정책에 수용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