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은 비슷...매출은 2배 차이
아이폰14. /사진=애플
이는 삼성전자 전체 실적보다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3조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18.0% 감소했지만, 아이폰 하나로 삼성 전체 매출을 앞섰다는 점 자체가 충격적이다.
업계는 애플이 올해 1분기 5800만~59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은 6000만대 가량을 팔았다. 판매량에선 오히려 삼성이 앞서지만 매출 차이 벌어지는 것은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 때문이다. 애플은 판매 제품 90% 이상이 고가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된 반면 삼성은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이 갤럭시A 등 중저가 제품이다. 값비싼 제품이 많이 판매되다 보니 매출이 높이 잡히는 구조다.
'삼성 판매량 1등' 타이틀도 위기...애플 진격 심상찮다
갤럭시S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이 시각 인기 뉴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22% 점유율(판매량 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애플(21%)과의 격차는 1%포인트(p)에 불과했다. 갤럭시S 신제품이 출시되는 매년 1분기는 삼성이 5~6%포인트 차로 앞섰는데, 올해는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4의 흥행 덕이다.
업계는 애플의 삼성 추월이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서 따르면 지난해 삼성의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은 2억5960만대, 애플은 2억2470만대 였다. 약 3000만대 차이다. 2019년만 해도 연간 판매량에서 삼성이 1억대를 앞섰는데, 3년새 격차가 3분의 1로 줄었다.
애플이 판매대수까지 삼성을 앞서게 되면 매출 격차는 지금보다 더 커진다. 이미 1년 중 아이폰 판매량이 가장 많은 4분기 애플과 삼성의 매출 차이는 3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685억달러(약 87조3000억원), 삼성 MX사업부 매출은 26조9000억원이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아이폰이 흥행하하는 점도 애플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 '톱10' 중 1~3위가 아이폰13 시리즈였다. 중국에서 애플 점유율은 13%(지난해 3분기 기준)로 비보(20%), 오포(18%), 아너(17%)에 이은 4위다. 반면 삼성은 0%대 점유율로 순위권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 1위는 삼성, 매출 1위는 애플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삼성은 중국 시장을 사수하고 프리미엄과 브랜드 가치 확대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