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5일(현지시간) 영국 런런 버킹엄궁 앞. 찰스3세 국왕 대관식을 보기위해 하루 앞서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사람들 모습./사진= 정진우 기자
이곳은 찰스3세 국왕이 대관식을 위해 황금마차를 타고 오가는 길이다. 이른바 '왕의 행렬'(the King's Parade)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영국 각지는 물론 유럽과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로 벌써 인산인해였다. 대관식이 열릴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엔 각국 취재진이 대형 부스를 차렸고 방송기자들은 카메라를 들고 주변 곳곳을 촬영하기에 바빴다.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진 길. 수많은 관광객들이 영국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 행사장을 구경하고 있다./사진=정진우 기자
이날 날씨는 맑았지만 행사장 주변엔 잠깐씩 비가 내렸다. 그럼에도 대관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주영국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대관식의 하이라이트인 찰스3세 국왕의 행렬에 기마부대 등도 동원되고 볼거리도 많기 때문에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벌써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관식은 대규모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이 열릴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왼쪽) 주변에 관광객들이 몰려있다./사진=정진우 기자
대관식은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시작돼 △대주교 승인 △서약 △도유(성유 바르기) △왕관 수여 △경의 표시 등 5개 주요 절차로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요청으로 대관식 참석자들이 "신이시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라고 외치면 대관식이 시작된다. 참석자들도 "God Save the King"으로 화답하며 국왕의 즉위를 인정하게 된다.
영국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 취재를 준비중인 전세계 취재진 부스/사진=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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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 의식 후 대주교는 왕실의 상징인 보주와 2개의 왕홀을 양손에 쥔 국왕에게 '성 에드워드 왕관'을 씌워준다. 이후 왕좌에 앉은 국왕에게 대주교와 윌리엄 왕세자가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면 찰스 3세 국왕은 역대 최장기 왕세자에서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로 공식 등극하게 된다. 대관식이 끝나면 찰스3세 국왕 등은 처음 나섰던 길을 똑같이 되돌아 다시 버킹엄 궁으로 이동한다.
영국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이 열릴 웨스터민스터 사원과 버킹엄궁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 모습/사진=정진우 기자
이후 700년 이상 대관식을 할 때마다 사용되다가 1996년 스코틀랜드에 반환됐다. 이번 대관식은 스코틀랜드로 반환 후 처음으로 다시 가져와서 사용하는 대관식이다.
영국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을 환영하는 문구가 걸린 버킹엄궁 내부모습/사진=정진우 기자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 세계 203개국의 대표가 대관식에 초청됐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신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찰스3세 국왕은 지난해 9월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 왕위를 승계했지만 이를 만천하에 알리는 공식 행사인 대관식은 하지 않았다. 왕위 승계 8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관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이 치러진 1953년 이후 70년 만이자 21세기 유럽 최초의 대관식이다. 또 찰스3세 국왕이 1958년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 65년 만에 이뤄지는 대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