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어린이날 우천 취소 눈앞, '100만 관중 추세 좋았는데...' 시리즈 흥행도 걱정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5.0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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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의 전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지난해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의 전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KBO 리그 페넌트레이스 흥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어린이날 시리즈'가 다가왔다. 그러나 정작 가장 많은 팬들이 찾는 어린이날 당일 비 예보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

올해 어린이날 3연전(5월 5~7일)은 전통의 잠실시리즈(LG 트윈스-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사직(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고척(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 대전(KT 위즈-한화 이글스), 창원(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LG와 두산의 경기는 매년 고정적으로 열리고 있고, 그 주목도 또한 대단하다. 2010년 이후 두 팀의 어린이날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0년, 그리고 988명 차이로(2만 5000석 정원 중 2만 4012명) 실패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모든 표가 팔렸다.

올해 어린이날 경기를 홈팀 입장에서 준비하는 두산은 흥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양 팀의 선수(두산 양의지, 최지강 / LG 홍창기, 강효종)들이 나와 사인회를 진행하고, 어린이를 위한 그라운드 운동회도 열 예정이다. KBO와 엘리하이가 제작한 구단 마스코트 인쇄 필통도 어린이 및 학생 팬 대상으로 선착순 증정한다.



다른 구장 역시 마찬가지다.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 야외 광장에 놀이기구를 배치하고, 롯데 역시 어린이를 위한 에어바운스를 설치한다. NC는 모기업의 캐릭터인 도구리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한화 역시 솜사탕과 구슬 아이스크림, 필통 등을 어린이들에게 선물한다.

이에 흥행도 예고된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5일 경기는 대부분의 좌석이 예매됐고, 외야 일부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 9연승을 달렸던 롯데가 일주일 만에 홈으로 돌아오는 사직 경기 역시 2만 2990석 중 (이상 4일 오후 10시 기준) 외야석과 내야 중앙상단석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팔렸다.

그러나 어린이날은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잡힌 상황이다. 서울은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하루종일 내릴 예정이고, 특히 경기가 시작하는 오후 2시를 전후해서는 시간당 2~4mm의 비가 7~80%의 강수확률로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타 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전과 부산, 창원 역시 밤까지 비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돔 구장인 고척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입장에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만약 한 경기라도 비로 인해 순연된다면 지난 1992년 광주 OB-해태전 이후 무려 31년 만에 어린이날 우천 취소가 나오게 된다.

올해 KBO 리그는 국제대회 실패, 선수와 구단 수뇌부의 각종 비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있어서는 순항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5개 구장이 매진되며 총 10만 5450명이 들어찼고, 이어 지난달 26일까지 101경기에서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점점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흥행을 이끄는 이른바 '엘롯기'(LG, 롯데, KIA)가 4일 기준 나란히 2~4위권에 배치됐고, 잠실을 사용하는 두산도 5할 승률을 거두고 있다. 순위 싸움이 흥미로워지면서 팬들의 관심도 깊어졌다. 이에 어린이날 시리즈에 대한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비가 방해하게 됐다.

물론 이번 어린이날 시리즈는 주말 3연전으로 열리기 때문에 어린이날 당일이 아니더라도 이후 이틀 동안 팬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흥행 보증 3연전 중 하루를 날리는 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열린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경기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지난해 열린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경기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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