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금리 인상? 시장은 웃지 못했다…"증시 변동성 유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5.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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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실상 마지막 금리 인상에도 시장은 환호하지 못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미국 은행 위기 가능성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물가와 경기지표 등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46포인트(0.02%) 하락한 2500.94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 하락에 따라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276억원, 402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2687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3.48%)과 의료정밀(2.97%) 등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건설업, 전기가스업, 화학, 섬유의복, 화학, 통신업 등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반면 비금속광물은 1.99% 하락했고 전기전자, 운수장비, 음식료품도 약보합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915,000원 ▲44,000 +5.05%)가 2.8%, 셀트리온 (200,000원 ▲800 +0.40%)이 2.5% 상승 마감했다. 이날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 (39,800원 ▼750 -1.85%)는 1.8% 하락했다. 삼성전자 (80,900원 ▲500 +0.62%), LG에너지솔루션 (325,000원 ▼7,500 -2.26%), 현대차 (243,500원 ▼8,000 -3.18%), 기아 (112,100원 ▼2,900 -2.52%), POSCO홀딩스 (356,500원 ▲1,000 +0.28%) 등은 약보합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88포인트(0.22%) 상승한 845.0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다. 개인이 190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49억원, 40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 (174,000원 ▼6,900 -3.81%)은 장중 상승 전환하면서 0.2% 상승 마감했다. 에코프로 (94,400원 ▼1,600 -1.67%)도 2.09%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4.9%) 셀트리온제약 (98,400원 ▲3,100 +3.25%)(4.1%) HLB (79,200원 ▼800 -1.00%)(1.8%) 메디톡스 (177,400원 ▼3,200 -1.77%)(6.2%) 에스티팜 (93,900원 ▲4,900 +5.51%)(3.1%) 등 헬스케어 업종이 전반적으로 강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4원(1.15%) 급락한 1322.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화 강세를 의미한다.

이날 증시는 전반적으로 전날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를 반영하며 관망세가 짙었다. 지난 1년여 간 이어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번에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은 공통적이었으나 긴축의 지속 강도와 금리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 미국의 은행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올린 5~5.25%로 결정했다. 성명서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삭제됐고 대신 '누적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칠 여파를 점검하겠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사실상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다.

하지만 곧 이어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발언이 나오자 미국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파월이 연설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 위기를 빈번히 언급하고, 장 마감 이후에는 미국 지역은행인 팩웨스트가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향후 경기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기둔화 정도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여부는 미국 고용, 물가 지표 외에 은행업황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4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6월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과 중국의 물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부담은 낮아질 것"이라며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대중국 수요 개선에 따른 수혜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긴축기조를 이어가려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충돌할때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도 나온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하반기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 침체를 예상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가질 것"이라며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괴리는 증시 변동성을 빈번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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