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7일 서울 강남구 'SG증권발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가수 임창정을 비롯해 약 1500명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이 사건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주식을 사고 팔며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을 받는 주가조작 세력 10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2023.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thumb.mt.co.kr/06/2023/05/2023050413354395801_1.jpg/dims/optimize/)
실제 라 대표가 거쳐 간 업체 중에는 금융당국 심사를 거쳐 투자자문업 등록 절차를 밟은 곳도 있었다. 라 대표가 적정한 경계선을 넘나들며 유사투자자문업·투자자문업 등록→폐업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는 늘었다.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가 운영했던 '호안스탁' 홈페이지.](https://thumb.mt.co.kr/06/2023/05/2023050413354395801_2.jpg/dims/optimize/)
2019년 3월에는 인천에서 자산주 투자와 관련한 오프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이때부터 투자자들의 주식계좌를 맡아 대리투자하는 미등록 투자일임 행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라 대표는 회사 설립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대리투자 사업을 전개한 것으로 추측된다. M사는 2019년 8월 금감원으로부터 폐업 사유로 직권말소 조치됐다. 라 대표가 2014년부터 최대 5년간 M사를 통해 유사투자자문업을 펼쳤다고 추정할 수 있다. 2017년 호안스탁 홈페이지에서 유료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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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투자자문업자는 5년마다 재신고를 거쳐야 한다. 유사투자자문업자로 5년간 살아온 라 대표는 본격적으로 투자자문업 등록을 한다. 2020년 3월 라 대표가 설립한 R사는 같은해 8월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친다. 법 테두리 내에서 1대1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단 명분이다.
투자자문업자는 신고만으로 가능한 유사투자자문업자와 달리 금융당국 등록·심사 과정까지 거쳐야 하므로 투자자에게 더 신뢰를 줄 수 있다. 라 대표의 말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서 "금융위 등록된 업체라서 믿었다"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자문업 등록요건](https://thumb.mt.co.kr/06/2023/05/2023050413354395801_3.jpg/dims/optimize/)
문제는 유사투자자문업은 폐업 뒤 1년간 같은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신고하지 못하지만 투자자문업 등록은 가능하다. 라 대표의 투자자문업 등록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사투자자문업을 하다 다시 유사투자자문업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1년이 지나야 한다"면서 "하지만 유사 투자자문업을 자진 폐지했다고 해서 투자자문업 등록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이 같이 문어발식으로 투자자문 관련 사업을 확장해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문업 등록은 재량 행위(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 행위)보다는 기속 행위(법규의 집행에 대해 행정청의 재량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행정처분)에 가깝다"며 "특정업을 자진 폐지하고 다시 등록한다면 그 사유를 살펴보긴 하지만, 결격 사유가 없으면 등록된다"고 부연했다.
라 대표가 운영한 R사는 2020년 8월 상호명을 변경했다. 이후 2021년 6월 금융위가 R사의 투자자문업 업무 폐지 사실을 공고한 것으로 추정되고, R사는 지난해 7월 라 대표에 의해 청산된다. 라 대표는 이후 2021년 11월 경영컨설팅업체 E사를 설립한다. E사는 경영컨설팅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미등록 투자자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