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이정표 될 애플 실적…9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속할까[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3.05.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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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美 증시 이정표 될 애플 실적…9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속할까[오미주]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회계연도 2분기(올 1~3월)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의 실적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지방은행들의 주가 급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①매출 감소폭
애플의 이번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3가지다. 첫째는 1~3월 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지 여부다.



애플은 이미 1~3월 분기 매출액이 맥과 아이패드 판매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 가이던스보다 매출액이 부진하게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할 수 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애플은 1~3월 분기에 929억7000만달러의 매출액에 1.43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1~3월 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486억6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아이폰 외에 맥과 아이패드 등 모든 하드웨어 기기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②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
둘째, 주주 환원 정책이다. 애플은 2013년부터 1~3월 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밝혀 왔다.

애플은 지난해 자사주를 900억달러 사들였고 배당금은 5% 올렸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우드링은 애플이 장기적으로 순현금 중립 상태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주주 환원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2018년에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을 줄여 순현금 중립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월가에서는 애플이 넷플릭스 등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주주 환원에 압도적인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고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을 계속했다. 펙트셋에 따르면 애플은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자사주 매입에 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총 5720억달러를 썼다.

애플은 한 때 보유 현금이 2690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는 현금이 1650억달러로 줄었고 1100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미국으로 가져오지 않고 대출을 받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를 매입해오고 있다.

애플의 순현금은 540억달러로 수년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모간스탠리의 우드링은 애플이 최근 수준의 주주 환원과 재투자를 계속하면 대략 3.5년 뒤에는 순현급 중립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앞으로도 당분간은 순현금 중립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분간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증액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인 왐시 모한은 "애플의 매출 구성에서 서비스 부문이 커지고 있고 애플이 더 나은 가시성과 안정적인 매출액, 순이익. 현금흐름 등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의미 있는 M&A에 나서기 위해 순부채 포지션으로 돌아설만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③매출액 가이던스
셋째는 실적 가이던스이다. 애플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공식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애플 경영진은 개별 제품과 전체 매출액에 대한 데이터를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4~6월 분기에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모한은 이번주 투자 노트에서 "올 3분기(4~6월) 가이던스는 또 한 번의 (전년 대비) 매출액 감소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감소폭이 2분기(1~3월)에 비해서는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4~6월 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애플의 4~6월 분기 평균 매출액은 847억달러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약 2% 증가한 것이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사믹 채터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종 결과는 단순히 3분기(4~6월) 가이던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어려운 거시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방이 제한적일 것이란 확신과 가시성을 찾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의 4~6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전년 동기 대비 5% 미만의 감소를 시사한다면 애플은 여전히 펀더멘털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성장이 미미한 상황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규모의 기기를 높은 마진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터지는 또 애플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리면 "현재의 거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로 부각되며 투자자 심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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