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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하하가 아빠가 됐다. 어느새 세 아이의 아버지다. 집에서의 모습은 물론 장난꾸러기긴 하지만 아이들과 아내인 가수 별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 어떤 아빠 못지않다. 최근 그는 방송에서 부쩍 아버지로서 많이 자라고 있다.
물론 하하도 방송인이었으므로 부부예능 또는 가족예능의 섭외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결혼 11년이 넘도록 좀처럼 이런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드림, 소울, 송 세 남매의 이름을 가볍게 외울 수 있지만 하하는 이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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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왜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됐을까. 이는 ‘하하버스’의 특수성에 미루어 함께 봐야 한다. 하하 가족의 막내딸 하송은 희소한 질병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하송이 겪었던 길랭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이다. 가족은 발병 때부터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료에 몰두했다. 그리고 하송은 이 치료과정을 잘 견뎌주었으며, 비로소 세상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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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이렇게 세상을 만난 딸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부모의 바람이 이어졌다. 하하와 별 부부는 버스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누구든 버스에 태워 목적지로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하하버스’를 통해 아이들이 세상과 만나는 방법, 아이들이 세상과 어울리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했다.
강원도 삼척으로 처음 향한 버스는 부산을 찾았으며 경주로 이어졌다. 가족은 길을 가다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으면 태웠고, 때로는 하하와 친분이 있는, 친분이 없더라도 관심이 있는 연예인들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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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는 ‘하하버스’뿐만이 아니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을 통해서도 세상을 배우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하하는 우리가 알던 예능인 하하와는 많이 다르다. 표정도 굳어있는 경우가 많고, 목소리도 많이 낮다. 출연자에게 묻는 태도 역시 조심스러움이 가득하다. ‘결혼지옥’을 통해 화목하지 못한 가정이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많이 봐왔던 그이기에, 자신의 가정은 화목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생기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하는 ‘지키리’라는 힙합그룹으로 데뷔했고 가수로 이름을 알렸다. 시트콤을 통해 연기를 시작해 영화에까지 비중있는 배역으로 출연하는 배우였다. 또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방송인, 예능인으로 살았다. 그러는 사이에 20대 중반의 청년은 40대 중반의 중년으로 컸고 아버지라는 자리는 그에게 한동안은 낯선, 그러나 꼭 잘 해내고 싶은 역할을 줬다.
‘하하버스’로 긍정을 키우고, ‘결혼지옥’의 경험을 통해 부정을 지우려는 그의 노력은 한 예능인이 ‘상꼬맹이’에서 어떻게 아빠가 돼 가는지를 보여준다. 아빠는 그냥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부단한 경험과 성찰을 통해 만들어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하는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