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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연장 논의가 3일로 예정됐고, 우크라이나·러시아·유엔·튀르키예(터키)의 관계자 모두가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고위 소식통은 "회담은 내일(3일)로 예정됐다. 모든 당사자가 (진전된)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흑해 곡물 협정 연장 거부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대러 수출 전면 금지를 기본으로 한다는 G7의 어리석은 아이디어는 그들에게 가장 민감한 상품군을 포함해 러시아로부터의 수입까지 상호 금지한다는 것"이라며 "이 경우 곡물 협정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가 끝을 맞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2022년 8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선박 출입이 재개된 후 첫 화물선인 튀르키예 (터키)선적의 폴라넷 호가 흑해 초르노모르스크 항을 출발해 목적지인 튀르키예 동부 이즈미트 만 데린스항에 접근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협정 체결로 6개월간 막혔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길이 열렸고, 협정의 연이은 연장으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곡물 가격이 내려가는 등 세계 식량위기 불안이 진정됐다. 현재 국제 밀 가격은 톤(t)당 360달러로, 지난해 5월(t당 520달러)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러시아가 곡물 협정 연장을 거부하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막혀 세계 식량위기가 또 촉발할 수 있다. 케냐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이미 곡물 협정 연장 실패로 인한 국제 밀 가격 재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데일리 아프리카는 전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곡물 협정 연장 조건으로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 시스템 재연결, 러시아 식품·비료 생산 및 운송기업의 해외 자산·계좌 동결 해제, 러시아에 대한 농업기계와 예비부품 공급 및 서비스 재개, 러시아 선박의 보험 및 재보험 제한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주 JP모건체이스에 러시아농업은행과의 곡물 수출 관련 지급결제 업무를 허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당한 이후 첫 미국과 러시아 은행 간 결제 허용이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런 조치가 스위프트 결제망을 대체할 수 없다며 협정 연장 요구조건 시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