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투자 전문가 "임창정은 주가조작 피해자, 진짜 몸통은…"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3.05.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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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가수 임창정. 2023.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가수 임창정. 2023.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한 20년 차 투자 전문가가 주가조작 세력 의혹을 받는 가수 겸 배우 임창정에 대해 '피해자'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 왜일까.

투자 전문가 A씨는 지난 2일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의 영상에서 "임창정은 공범이 아닌 투자자"라고 밝혔다.



A씨는 "지금까지 나온 기사를 종합해 보면 작전 세력은 (투자자의 주식이 오르면) 중간에 골프장, 음식점 등에서 돈세탁을 해 수수료를 받아 갔다. 여기에서 임창정한테 돌아간 몫이 있으면 공범인데, 이 돈을 다 작전 세력이 편취했다면 임창정은 그냥 투자자가 맞다"고 설명했다.

임창정이 투자자 행사에서 투자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작전 세력과 친분이 있고, 돈도 50억원을 받은 상황에서 '우리가 같이 사업도 하고, 형님이 와서 투자를 홍보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면 임창정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돈을 맡겼는데 막 불려줬다. 그럼 보통은 고마워하고 신적인 존재처럼 여기게 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는데 안 들어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냐"며 임창정은 돈에 눈이 멀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임창정이 잘못한 점을 묻는 말에는 "투자를 일임했다. (라이센스가 없으면) 일임은 불법이다. 불법이 아니려면 (작전 세력이) 투자 전문사를 차리거나 운용사를 차렸어야 했다"면서도 "보통 투자자들은,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게 불법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몸통은 라덕연…처음부터 수수료가 목적"
오전 8시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콘텐츠 제작사 A 법인 사무실 내부 모습.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의혹의 중심에 있는 라덕연 대표 일당이 운영하고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와 연관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사진=김창현 기자. 오전 8시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콘텐츠 제작사 A 법인 사무실 내부 모습.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의혹의 중심에 있는 라덕연 대표 일당이 운영하고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와 연관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사진=김창현 기자.

A씨는 작전 세력의 몸통은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라며, 라 대표가 애초에 투자자들에게 돈을 갖다 줄 생각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라덕연은 거래량이 없는 소수 종목에 집중해 주가를 올렸다고 하지 않냐. 이게 잘못됐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 라덕연은 엑시트가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덕연은 투자자가 새로 들어오면 계속 똑같은 종목만 샀다. 같은 종목만 계속 사니까 주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언젠가는 팔고 나와야 되지 않냐. 그런데 작전 세력이 한 종목당 1000억~2000억씩 보유했다. 이걸 고점에서 팔려면 누군가 받아줘야 되는데 그게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소수 종목을 매수해 호가를 조정한 것도 위법이지만, 애초에 투자자의 수익을 고려한 투자조차 아니었다는 뜻이다.

A씨는 라 대표가 처음부터 주가를 끌어올린 뒤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편취할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보통은 매도 이후 계좌에 돈이 들어오면 그게 확정 수익이지 않냐. 거기에서 성과 수수료를 떼야 하는데 여기는 중간중간에 주식을 팔지도 않았으면서 계산상 얼마 수익이 났으니까 '얼마 돈을 달라'는 식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일반적인 투자 자문사는 연간 투자금의 1~2%를 기본 수수료로, 확정 수익의 20%를 성과 수수료로 받는 반면, 라 대표는 수익금의 50%를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덕연 "가치투자했다" 해명에…A씨 "궤변"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사진=이진호 유튜브 채널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사진=이진호 유튜브 채널
라 대표는 주가 조작을 한 적이 없다며,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에 '가치 투자'를 했다는 입장이다.



라 대표는 이진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망한 회사에 투자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돈이 많은 회사에 투자한 것"이라며 "법인에 한 1조원이 있는 회사가 있다. 그런데 시가 총액이 1000억원이면 말이 안 되지 않냐. 내가 이 회사 지분을 10%만 사면 이게 1000억짜리라는 것을 알지 않냐"고 말했다.

다만 A씨는 라 대표의 주장이 모두 궤변이라며 "얘네가 투자한 종목은 가치주로 불린다. 사람들이 가치주를 안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면 계속 저평가 상태에서 5~10년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다. 이 회사가 망해서 자산을 정리하면 1000원에 산 것을 1만원에 돌려받을 수 있다. 이 회사가 망해야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건데, 이런 가치주는 동산과 부동산이 많고 부채 비율이 좋아 평생 망할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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