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GM의 신임 사외이사

머니투데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2023.05.0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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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사진=김화진김화진 /사진=김화진


미국 GM 이사회는 2023년 6월에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에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얀 티헤(Jan Tighe)를 추천했다. 여성 후보인 티헤는 미 해군 제독(3성) 출신이다. 총 34년을 해군에 복무한 티헤는 정보전 담당 해군 작전 부국장과 66대 해군 정보국장을 역임했고 이전에는 제10함대 사령관을 지냈다.

GM의 메리 바라 회장은 미래의 GM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회사는 더 효율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티헤 제독의 사이버보안과 정보시스템 전문성이 GM의 EV와 AV를 위시한 소프트웨어 제어 차량 개발과 '3 제로', 즉 사고 제로, 유해물질 제로, 교통체증 제로의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티헤는 현재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화학회사 헌츠맨, 사이버보안회사 아이언넷, 손해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 4개 회사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프로그레시브에서는 올해 퇴임할 것이기 때문에 GM에 취임해도 4개 기업 사외이사다.

올해 주총을 거치면 GM 이사회는 13인 규모가 되는데 GM 출신인 바라 회장(디즈니 사외이사, 듀크대 이사. 이하 겸직 표기), 웨슬리 부시 노스롭그루먼 전 회장(다우, 시스코), 록히드의 정보시스템 부사장 출신 린다 구든(홈디포), 조셉 지메네즈 노바티스 전 CEO(P&G), 제인 멘딜로 하버드대 투자관리회사 전 CEO(라자드), 주디스 미시크 키신저 어소시에이츠 전 부회장(모간스탠리), 패트리시아 루소 HP 현 회장(KKR, 머크), 토머스 슈이 월마트 전 부사장(KKR, 노스롭그루먼), 시어도어 솔서 컴니스 전 회장(애드아스트라), 캐럴 스티븐슨 웨스턴 온타리오 전 경영대학장(인택트파이낸셜, 메이플), 마크 테이텀 NBA 전 부회장, 데빈 위니 이베이 전 CEO, 메그 위트맨 HP 전 회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게 되고 이들 중 6인이 여성이다.



티헤 후보와 같이 군경력이 있는 인사가 민간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는 잘 알 수 없다. 스포츠용품 제조사 언더아머 이사회에 특수작전사령관을 지낸 에릭 올슨 제독이 보이고 하니웰 이사회에 레이몬드 오디에르노 전 육참총장이 보인다.

군 출신이나 군 경력자 사외이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연구가 없지 않은 것을 보면 미국에서는 해당 사외이사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물론 항공과 방산 위주로 S&P 500 기업의 1% 미만이다. 한 연구는 군 출신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여가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토빈Q의 하락으로는 연결된다고 보고한다. 또 다른 연구는 군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가 회사 최고경영자를 더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다른 이사들보다 윤리적으로 민감한 성향을 나타냈으나 그룹과 리더 존중 성향 때문에 경영진을 객관적으로 감독해야 할 사외이사로서는 다소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한다.

군장교 출신들이 리스크 감지에 뛰어나고 직언에 상대적으로 익숙하다는 점을 들어 해당 인사들의 이사회 진출이 늘어나야 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경우 군 출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80% 정도여서 기업경영자에 대한 45%보다 현저히 높다는 지적도 보인다. 그러나 항공과 국방을 제외하면 GM 같은 민간기업들에 도움이 될 기술적 전문성이 그 영입에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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