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내부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 사진
중국에 투자했던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탈중국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중국 제조업 임금은 약 두 배가량 높아졌다.
정부의 규제와 정책도 탈중국의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등 많은 기업의 공장들이 멈춰야 했다. 당시 상하이 봉쇄령으로 애플의 부품·조립 업체 120여 곳이 생산 차질을 빚어 출하량이 30~40% 급감하며 추정 피해액이 8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역 개념 공급망으로 떠오르는 알타시아 이러한 탈중국 움직임 속에서 각자만의 경쟁력을 지닌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저임금의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제품을 조립하거나 생산하는 구조다.
(자카르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3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타시아 경제모델은 이미 작동 중이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전자 제품, 태국은 자동차 및 포장 식품, 인도네시아는 기계와 석유 화학, 필리핀은 포장 식품과 의류, 싱가포르는 반도체, 바이오 의약품, 항공 우주 부품 등 다양한 생산 시설들이 지역 내 글로벌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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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체적인 제조업 공급망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일본 전기 제조업체 요코가와는 인도네시아 바탐 섬에서 부품과 서브어셈블리를 제조한다. 제조된 부품은 최종 조립 및 테스트를 위해 지역 물류 허브를 보유한 싱가포르로 배송된 후 수출된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피니언도 유사한 전략을 사용한다. 인피니언은 바탐에서 매년 4억 개 이상의 반도체 장치를 조립 및 패키징하고 테스트를 위해 인피니언의 연구개발 센터가 있는 싱가포르로 배송한다.
알타시아,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알타시아는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발 공급망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생산기지 다각화 차원에서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의 80%가량을 중국에서 위탁 생산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애플은 생산기지를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알타시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약 200개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데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과 인도에 제조 시설을 갖추거나 확장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2025년까지 베트남 내 애플 협력업체들이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전체 생산량의 20%, 맥북은 5%, 에어팟은 65%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알타시아가 새로운 공급망을 토대로 탈중국 기업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엔 아직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부자
또 중국은 생산기지로서만이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완전한 탈중국이 어려운 이유다. 부유해진 14억 명의 중국은 전 세계 의류의 4분의 1, 보석과 핸드백의 3분의 1, 자동차는 5분의 2를 소비한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중국의 막강한 소비력과 구매력을 외면하고 중국을 떠나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코노미스트지도 알타시아가 단시간에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주요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유지하면서 알타시아에 점진적으로 투자와 생산시설을 늘리며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추진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과의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알타시아의 비중과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