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시너지는 LNG…궁극적으로는 수소최근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한화그룹의 비전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의 이름을 '한화오션'으로 바꾼 후 기존 LNG 추진·운반선 사업에서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의 그랜드플랜을 짜고 있다. '2026년 유럽 LNG 시장 진출' 등의 비전을 거론하는 이유다.
한화그룹의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한화임팩트의 사업 현황을 보면 이런 목표를 더욱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한화임팩트는 김동관 부회장(50%) 등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종속회사다.
일단 한화임팩트는 미국 텍사스에서 LNG 터미널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넥스트디케이드에 800억원 수준의 투자를 한 상태다. 넥스트디케이드의 이사회 의장 한 석도 확보했다. 향후 유럽 등지에 LNG 터미널을 만들 경우, 이곳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동시에 한화임팩트는 수소 혼소 터빈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 및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서부발전과 수소 혼소 발전 실증에 나섰다. 80MW(메가와트)급 이상 LNG 터빈을 이용해 수소를 50% 섞어 전력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향후 수소발전 사업은 한화임팩트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이 본격 추진한다. 이밖에도 한화임팩트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고려아연에 4700억원을 투자하고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동맹'을 맺기도 했다.
한화임팩트가 최근 HSD엔진을 인수한 이유 중 하나로도 '수소'가 지목된다.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기술, HSD엔진의 친환경 발전설비 기술, 한화임팩트의 수소 혼소 가스터빈 기술을 모두 접목해 친환경 선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임팩트 측은 HSD엔진을 인수하며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LPG(액화석유가스) 1위인 SK가스는 LNG를 최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도 '국내 수소 빅3 기업'을 비전으로 내놨다. 세계 최초로 LPG와 LNG를 함께 사용하면서, 언제든 수소를 섞는 게 가능한 발전소를 울산에 만들기도 했다. SK E&S는 LNG 사업 확대와 수소·암모니아 도입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LNG 운반·추진선을 중심으로 올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국내 조선업계도 변화를 준비한다. 미래 기술을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HD현대는 국내 최초로 1.5MW급 LNG·수소 혼소 엔진을 만들었다.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액화수소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소가 궁극의 에너지이지만, 여전히 기술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LNG를 중심으로 대응을 하면서 동시에 혼소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