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백악관 먼저 갔지만"…尹 연설에 2분마다 기립박수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워싱턴DC(미국)=박종진 기자 2023.04.28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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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44분간 기립박수만 23차례…참전용사 손녀 일으키고 美진출기업·한국계 의원 언급하며 호응 유도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4.28.[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4.28.


"백악관에는 저보다 BTS가 먼저 갔지만 여기 미 의회에는 다행스럽게도 제가 먼저 왔습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오전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미 교류의 촉매제가 되고 있는 문화콘텐츠를 언급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고 말한 뒤 농담으로 위와 같이 말했다. 좌중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은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내 인기를 밝히면서 "저도 '탑건'과 '매버릭'을 굉장히 좋아하고 '미션 임파서블'을 굉장히 좋아한다"고도 말해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 주제의 윤 대통령 연설은 시종일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진행됐다. 미 의회 연설은 한국 정상으로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연설은 영어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등장하자 상·하원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예우를 갖췄다. 윤 대통령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는 수 분 동안 박수는 끊이지 않았으며 기립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앞에 섰다.



윤 대통령이 "저는 지금 자유에 대한 확신,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서 있다"고 연설의 첫 문장을 끝내자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기립박수가 터졌다. "여러분께서 어떤 진영에 계시든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편에 서 계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언급 뒤에 환호성과 두 번째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44분의 연설 중 박수는 57차례, 그 중 기립박수는 23차례나 나왔다.

윤 대통령은 연설 초반,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한미동맹 70년의 역사를 개괄했다. 한국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동맹의 기반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원주 324 고지전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을 언급하며 손녀 데인 웨버씨를 소개했고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그러자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김건희 여사 옆에 앉아있던 웨버씨가 손을 들고 일어났다. 모두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우한한 경의를 보낸다"며 직접 박수를 쳤다. "생큐"라고도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어 '도움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며 한층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말을 한 후에는 의원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글로벌 기업들과 공장을 언급하면서는 더욱 자신감을 드러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오른손을 올렸다. "2024년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을 말하면서는 의원들과 눈빛을 주고받고 손짓을 하기도 했다.

한국계인 영 킴, 앤디 킴, 미셸 스틸,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을 윤 대통령이 차례로 호명하며 "한미동맹의 증인들"이라고 하자 해당 의원들이 차례로 인사하는 가운데 기립박수가 터졌다. 주변 의원들이 껴안으며 축하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미국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마친 뒤 미국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문화콘텐츠의 위상을 언급하면서는 BTS와 자신을 비교하는 농담을 선보이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상·하원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며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를 지적하자 크게 환호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는 시도"라고 비판하자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격렬한 함성으로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위대한 동맹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며 윤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또 다시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의원들이 모두 기립해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뒤돌아 매카시 의장과 해리스 부통령과 악수한 뒤 퇴장하면서 또 한번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대화를 나눴다. 의원들이 윤 대통령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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