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배민 천하…요기요 매출보다 11배 더 벌었다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5.0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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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상상 작년 매출 2650억원, 전년比 11% 증가 그쳐

배달시장 배민 천하…요기요 매출보다 11배 더 벌었다


배달앱 1·2위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의 지난해 매출 격차가 11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서비스의 '대호황'이란 동일한 호재에도 '1위 쏠림'이 심화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6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기순손실은 9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4배가 됐다.



CDPI는 GS리테일·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로부터 요기요를 인수하기 위해 2021년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로, 위대한상상 지분 100%를 보유했다.

배달업계 1·2위 격차는 더 벌어졌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94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4241억원)과 당기순이익(2758억원)도 크게 늘며 흑자 전환했다. 그야말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배달앱 초 호황 속 희비 엇갈린 이유는?
/사진=뉴스1/사진=뉴스1
배민 매출에는 광고비·주문중개이용료·배달비(배민1)와 같은 서비스매출에 'B마트' 등에서 직매입한 상품매출이 포함돼 있어 요기요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예컨대 B마트에서 1만2000원짜리 사과를 주문하고 배달비 3000원을 냈다면 총 1만5000원이 배민 매출로 잡힌다. 요기요도 '요마트'를 운영하지만, GS25·GS더프레시 제품을 위탁 배달하는 형태여서 배달비만 매출로 계산된다.

그러나 지난해 배민 상품매출(5123억원)을 제외한 서비스매출(2조4234억원)만으로도 요기요를 압도한다. 배민과 요기요의 사업구조가 달라서다. 일반 주문중개 서비스의 경우 배민은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 반경 2㎞ 소비자에게 상호가 노출되는 '울트라콜'(월 8만8000원) △앱 최상단에 상호를 무작위 노출하되 주문건당 6.8% 수수료를 받는 '오픈리스트' 2개 상품을 운영 중이다. 반면 요기요는 별도의 광고 없이 주문 건당 12% 수수료만 받는다.

배민은 소비자 주문이 발생하지 않아도 앱 노출만으로 돈을 벌지만, 요기요는 주문이 없으면 매출도 없다. 여기에 배민이 단건배달 '배민1', CPC(클릭당 과금)광고 '우리가게클릭' 등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벌린 것도 매출 차이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기요 "업계 최초 '무료배달 구독'으로 경쟁력↑"
업계에선 2020~2021년 DH가 배민을 합병하고 요기요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요기요의 사업 확장가 더뎠던 여파로 본다. 작년 5월 서성원 대표가 취임했지만, 하반기 경영진 인사 등 재정비에 분주했던 만큼 조직 역량을 100%로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올해 엔데믹으로 배달시장이 주춤하지만, 요기요는 음식배달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찾는다. 외식업주와 소비자가 요기요 배달, 가게배달, 배달대행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맞춤배달'을 지난달 도입했고, 배달앱 최초의 월정액(9900원)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출시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올해는 서비스 전 지역에서 다양한 맛집을 입점시키고 배달서비스를 개선하며, 요마트·요편의점·스토어 카테고리도 확장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객 경험을 개선해 재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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