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공정위 결정 수용...시정조치 내용 준수할 것"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4.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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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화그룹/그래픽=한화그룹


한화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기헙결합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8개국이 진행한 결합심사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경영정상화의 닻을 올리고, 한화그룹은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은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 및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계획"이라면서 "내달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하고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사는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화그룹은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조선업의 장기간 업황 부진으로 침체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방산부문 시정조치로 인한 경영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사업보국 차원에서 국가 기간산업 재건과 K방산의 글로벌 공략을 위해 경영실적 리스크와 당국의 시정조치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번 인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인수 MOU 체결 후에도 자금 사정이 계속 악화해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2년 적자 규모가 3조400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1600%에 이른다. 올 1분기에도 주요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2020년 4분기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공격적인 수주전 또한 펼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 사이클 상승기임에도 수주실적은 전년 1분기 42억달러에서 올해 8억달러로 급감했다. 핵심 인력 유출 및 인력난도 심각하다. 작년 한 해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경쟁 회사로 옮겼다. 실무 업무의 주축인 대리 및 과장급과 특수선 설계 인력의 유출이 문제로 지목된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의의 했다. 이어 "기후 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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