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속보 범람 시대…긴 호흡으로 통찰력 전달하는 'PADO' 출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2023.04.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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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이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PADO의 의의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이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PADO의 의의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틱톡과 같은 숏폼 콘텐츠와 속보성 기사가 범람하는 인터넷·모바일 시대에 긴 호흡으로 국제 정세와 문예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매체가 탄생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는 국제시사·문예지 파도(PADO)의 출범 리셉션 행사가 열렸다.



파도는 지정학, 경제, 안보 등 글로벌 뉴스를 전달하고 해외의 시, 소설, 예술 작품 등을 이야기하는 롱 리드(long read) 스토리 매거진이다. 해외 유력 매체의 깊이 있는 기사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번역해 통찰력 있는 분석과 해설을 제공한다. 또 그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작가들의 문학과 예술 작품도 발굴해 소개한다.

정희경 머니투데이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고 어딜 가든 주목받고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됐다"며 "우리의 위상이 커진 만큼 이젠 국제문제에서도 제3자, 방관자로만 남아 있을 수가 없고, 원하든 원치 않든 한국은 세계의 문제 속에 엉켜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적으로도 세계의 트렌드와 함께 해야 하고, 또한 선도해야 한다"며 "그래서 정치, 경제, 문화에서 세계의 리더들과 호흡을 늘 함께 해야 하는 지금, 파도 매거진 출범을 알리는 것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드물던 깊이 있는 콘텐츠 매거진의 출범에 각계각층 인사들이 축사를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미중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코로나19 팬데믹 등 세계는 유례없는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며 "개방 경제인 대한민국은 이러한 문제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자유와 평화, 번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익을 위한 혜안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점에서 파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세계정세에 대한 정확한 보도와 날카로운 분석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은 "세계는 냉전 붕괴 이후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를 보냈지만 이제 탈냉전 시대의 종식이라는 대전환의 시대가 됐다"며 "기후변화, 저출산, 경제 위기 등 복합 위기를 맞이한 지금은 세계 기류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확한 선택을 하는 지혜가 필요한 만큼 파도의 출범이 큰 힘"이라고 전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도는 글로벌 이슈와 문화, 다양한 시각의 창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파도를 통해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의 국제 정세를 보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며 "냉혹한 현실을 못 읽어 역사에서 아픔을 겪기도 했는데, 정확히 현실을 이해할 파도의 출범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오준 전 유엔 대사는 "단기적 이익과 정치적 고려에 빠져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국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문제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며 "짦을 기간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우리는 세계에 좋은 게 우리에게도 좋다는 걸 체험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파도의 넓은 시각과 긴 호흡은 우리 사회에 꼭 필수 요소라 생각한다"며 "파도가 제공하는 국제 언론과 석학들의 혜안으로, 특히 젊은 세대가 혜택을 보길 기대한다"고 부연였다.

파도의 필진 네트워크를 소개한 조희정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왜 파도가 국제시사와 문예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를 함께 다루는 매체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조 교수는 "시를 전공한 만큼 시가 어떤 의미가 있나 물어본다면 '시는 질문을 던진다'라는 답을 드릴 수 있다"며 "최근 AI(인공지능) 발달로 교육 현장에서도 뭘 가르쳐야 하나, 인간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답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 특히 그냥 질문이 아니라 좋은 질문과 중요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조희정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PADO 필진 네트워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희정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26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사전행사에서 PADO 필진 네트워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시는 짧지만 답을 그냥 전달하기 보다 항상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국제 시사 뉴스와 함께 소개하는 게 의미 있다는 설명이다. 즉 파도는 기후, 빈곤, 질병 등 직접적인 문제부터 실존,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어떤 언어로 소통하나 등 철학적인 문제까지 독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함께 풀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게 왜 시사와 문예가 함께 하는지에 대한 조 교수의 답이다.

조 교수는 "시가 실리면 많은 분은 기대하는 게 쉬어가는 콘텐츠라 생각하는데, 쉬어가기 보다 다른 각도에서 고민을 하고 답할 수 있게 글을 써보려 한다"고 말했다.

파도의 의의와 취지에 대해 설명한 김동규 파도 편집장은 "파도의 취지는 혼란스럽게 밀려드는 세상의 변화, 그 파도의 맨 앞에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고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예상할 수 없고,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만큼, 해외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한국은 잘 하고 있다, K-팝에 세계인이 열광한다와 같은 백일몽에 빠지는 것을 막는 게 파도의 역할이라는 게 김 편집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김 편집장은 파도는 누군가는 아프게 여길 수도 있지만 한국은 위태롭다라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생산하겠다고 강조한다.

김 편집장은 "독립된 국가의 국민은 항상 안보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홀로서기 하는 독립된 국가로 만드는 것 그것이 또 다른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수빈 파도 에디터가 파도 홈페이지 활용법을 소개했으며, 파도 독자가 무대에 올라 새로운 매거진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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