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터지자 '신용불가'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을 포함해 변동성 우려가 큰 종목들에 대해 신용불가 조치를 취했다. 증거금률도 100%로 높아져 미수 거래가 제한된다. 증권사 공통적으로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등이 포함됐다. 이들 종목은 신용융자 잔액이 많고 전날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가 나오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미결제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불가 종목으로 지정한다. 신용 투자를 금지했다는 건 그만큼 폭락 위험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 변동성 확대 원인은 높아진 레버리지 부담이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경우 최근 20거래일 평균 신규 신용융자 금액은 1조3000억원으로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0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종목의 반대매매로 발생한 주가 급락은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진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이 무너지며 전일 대비 34.48포인트(1.37%) 급락한 2489.0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6.52포인트(1.93%) 떨어진 838.71에 마쳤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일부 종목의 급락은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레버리지 이슈로 일부 종목의 급락이 발생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불공정거래와 변동성 확대에 예의주시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비공개 임원회의에서 "주식·채권시장 등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 증가가 우려된다"며 "금융당국의 적극적 시장감시와 함께 금융회사도 분위기에 편승한 부당권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경위와 주가조작 개연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건과 전날 하한가 동향은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누가 매도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