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 하락 기대감… 개미들 '장기채 ETF'에 몰렸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4.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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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 992억 순매수

커지는 금리 하락 기대감… 개미들 '장기채 ETF'에 몰렸다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채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들이고 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장기채 가격이 상승하고, 큰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도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장기채 ETF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투자자, 장기채 ETF 순매수 행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를 992억원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 21일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들은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를 421억원,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를 411억원 순매수하는 등 장기채 ETF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상장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상장 이후 30거래일 연속 개인투자자 순매수 행진을 기록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해당 ETF를 343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주요 장기채 ETF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200억원씩 몰리는 등 최근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장기채 ETF 순매수세는 계속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장기채 투자 늘어… "분할매수 추천"
장기채 ETF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82%, 10년물 금리는 3.811%였으나 전날 3년물 금리는 3.23%, 10년물 금리는 3.306%를 기록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금리 하락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이 채권 매매를 통해 차익을 내려 하고 있다"며 "더 큰 매매차익을 내려 하는 투자 심리가 장기채ETF의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가격(매매 가격)이 상승한다. 채권은 예금처럼 정해진 금리(표면금리)가 있다. 시중 금리가 하락해도 표면금리는 그대로다. 시중금리가 하락할수록 투자자들은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을 사려하고, 이에 따라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것이다. 특히 장기채의 경우 단기채보다 듀레이션(만기)이 길어 단기채 대비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장기채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보면 투자해야 한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 팀장은 "앞으로 금리 하락 수준에 따라 장기채 ETF의 수익이 결정되겠지만 금리 인하 시기 불확실성과 코로나19(COVID-19) 이후 높아진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팀장은 "현재 4.5% 수준인 물가의 추가적 안정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말 이후까지 비교적 긴 투자 호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도 "현재 장기채권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기, 인플레이션,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한 번에 장기채 ETF를 사기보다는 분할 매수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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