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플러스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연간 1.6% 성장률 달성은 험난할 전망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게 없는 상황이어서다.
1분기 우리 경제를 이끈 건 민간소비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소비를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실제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0.3%p(포인트)로 분석됐다.
여기에 자동차 등 비IT(정보통신)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3.8% 증가하며 GDP 성장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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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에 中리오프닝 효과도 미미…1.6% 성장률 달성까지 험난
(인천=뉴스1) 박정호 기자 = 17일 오후 인천광역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4.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선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4월 1~2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수출은 32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0억달러) 감소했다. 수입은 365억900만달러로 11.8%(-48억6000만달러) 줄었다.
수출이 수입을 밑돌면서 무역수지는 41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달 말까지 적자 추세가 이어지면 14개월 연속 적자가 된다.
또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를 포함한 중간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1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GDP 성장률 기여도는 -0.1%포인트(p)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 효자노릇을 하던 순수출 부문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0.1%p 갉아먹었다는 의미다.
특히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외환위기 직후 시절(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현재까지는 미미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동안 대중 무역적자는 19억96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5월 수정 전망서 연간 성장률 눈높이 낮춘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한은 기자실에서 1분기 GDP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성장률은 IT(정보기술)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지난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주요 기관들도 최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1.7%(1월)→1.5%(4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8%(지난해 11월)→1.6%(올해 3월) △ADB(아시아개발은행) 2.3%(지난해 9월)→1.5%(지난해 12월·올해 4월) △피치 1.9%(지난해 9월)→1.2%(지난해 12월·올해 3월) 등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를 포함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선을 밑돈 것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0년 -1.6%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5.1%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코로나19(COVID-19) 확산한 2020년 -0.7% 등 5차례에 불과하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했던 '상저하고'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현재 우리 경제 성장 정체 원인이기도 한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다. 반도체를 포함한 IT 부문이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9.4%에 이른다.
신 국장은 "반도체 재고가 많이 쌓여 삼성전자가 부득이하게 감산 결정을 했는데 재고가 어느정도 줄면 반도체 경기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잠재돼 있기 때문에 반도체를 포함한 IT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