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질리는 韓증시… 인버스·곱버스 베팅한 개미 웃는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4.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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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리는 韓증시… 인버스·곱버스 베팅한 개미 웃는다


고점을 나날이 높이던 증시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인버스(리버스)와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에 베팅한 개미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최근 수급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당분간 증시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나온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는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최근 1주간 ETF 수익률 상위권…인버스·곱버스가 '싹쓸이'
25일 ETF체크에 따르면 코스닥 인버스 상품들이 최근 1주 동안 수익률 1~5위로 집계됐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6,370원 ▲75 +1.19%)',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640원 ▲45 +1.25%)',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 (5,485원 ▲60 +1.11%)',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600원 ▲40 +1.12%)',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535원 ▲45 +1.29%)' ETF 순으로 모두 10%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곱버스 상품도 상위권이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2,390원 ▲95 +4.14%)', 'ARIRANG 200선물인버스2X (4,575원 ▲175 +3.98%)', 'KODEX 200선물인버스2X (2,255원 ▲90 +4.16%)', 'KOSEF 200선물인버스2X (2,265원 ▲95 +4.38%)', 'KBSTAR 200선물인버스2X (2,250원 ▲90 +4.17%)' ETF가 10~14위에 올랐다. 모두 5% 넘는 수익을 냈다.

인버스·곱버스 상품들의 선전은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온 결과다. 올해 들어 35% 가까이 오르며 전 세계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코스닥지수는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19일 연중 최고점(913.97)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이날 830선까지 미끄러졌다. 코스피 역시 18일에 찍은 연고점(2582.23)을 뒤로 하고 코스닥과 함께 나흘 연속 약세다.



올해 국내 주가 상승 동력이 돼왔던 2차전지주가 힘을 잃은데다가 외국계 증권사 SG증권발 대량 매도로 일부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팀장은 "시장이 과열된 타이밍에 맞게 전날부터 미확인 사실들이 나돌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며 "최근 시장이 급격하게 오른 점 등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쉽게 꺼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韓증시 하락에 베팅한 개미는 '미소'…證 "손실 보기 쉬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동안 지수 하락에 베팅해왔던 개미들은 오랜만에 웃었다. 증시가 조만간 조정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해 지수를 역으로 추종한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7250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ETF 중 개인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는 6508억원 사들였다. 두 상품은 전체 종목 순위에서도 수급이 몰린 POSCO홀딩스 (386,500원 ▼3,500 -0.90%), 에코프로 (517,000원 ▼33,000 -6.00%),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 등 2차전지 관련주에 이어 4, 5위에 올랐다.

코스닥을 역으로 추종하는 ETF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올 들어 매달 증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를 지난 1월(374억원), 2월(1944억원), 3월(1767억원)에 이어 이번 달에는 벌써 올해 월별 최대 규모로 24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정 팀장은 "단기 과열 시장에 단기투자성으로 투자하는 개인이 많아지며 상품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걸로 보인다"며 "파생상품인 인버스, 곱버스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이 아닌 만큼 리스크 대비 프리미엄을 얻는 차원에서 보면 손실을 보기 쉽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버스와 곱버스 ETF는 지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기대했던 투자수익률보다 원금 손실을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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