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올라온 '자해 사진' 4만명이나 봤다…청소년들 '모방'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3.04.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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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캡처/사진=트위터 캡처


서울 강남구에서만 5일 사이 학생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자살·자해와 관련한 온라인 콘텐츠를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모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4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포함한 온라인 공간을 검색하면 자살·자해를 암시하는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날 오전 8시쯤 트위터에는 한 누리꾼이 '자해사진'이라는 글과 함께 손과 팔에 상처가 가득한 사진을 올렸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물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4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SNS 생방송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여학생을 모방하겠다는 누리꾼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22일 텔레그램의 한 채널에서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월요일(24일) 라이브 방송을 켜고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진=뉴스1/사진=뉴스1
최근 몇 년 사이 유튜브 등 1인 매체의 보급으로 연령대에 관계 없이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콘텐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지난해에는 유튜브, 틱톡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몸짓을 숏폼 콘텐츠로 올리는 '나는 실패작이래' 챌린지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이들 영상은 공통적으로 일본 노래 '실패작소녀'(失敗作少女)의 특정 부분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해당 부분의 가사는 "숨이 막혀서 아파 아프다고. 나는 실패작이래 필요없는 아이래"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콘텐츠가 청소년의 모방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 시기의 감정 특징 중 하나가 감정의 전염성이 높다는 점이라 성인에 비해 다른 사람을 모방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최근 청소년 자살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0대 청소년의 자살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7.1명으로 2019년(5.9명)에 비해 20.3%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나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들을 여과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살인이나 자살 등 극단적인 장면을 담은 영상을 생성형 AI(인공지능)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최진봉 성공회대 커뮤니케이션 전공 교수는 "AI의 감시를 피해가는 영상도 등장하기 때문에 AI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함과 동시에 자체 심의를 담당하는 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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