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효과 이 정도? 용인 아파트 분양가 서울 제쳤다…전문가는 '경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3.04.2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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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9개월만에 나홀로 '상승' 전환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위치한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단지 모습/사진제공=내부 DB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위치한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단지 모습/사진제공=내부 DB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만들 '반도체 메카 클러스터' 조성 발표 이후 용인시와 동탄신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호재를 선반영한 가격 상승일 수 있어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접근을 조언했다.

24일 KB부동산월간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아파트의 전월대비 매매가격 증감률은 0.14%를 기록해 9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 하락기인 지난해 하반기인 7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유지해왔었다. 반면 같은 용인시 내에서도 기흥구(-1.62%), 수지구(-1.82%)는 이달에도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인 710만㎡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3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단지 조성만으로 예상되는 직간접 생산유발효과만 700조원, 고용 유발 인원은 1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 때문에 해당 지역인 처인구 내 부동산뿐 아니라 용인시 전체와 인접한 동탄신도시도 같이 주목받으면서 하락장에서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남사읍에 위치한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2단지' 전용 59㎡는 이달 3억7000만원 거래돼 전달(3억4000만원)보다 3000만원 올랐다. 5단지 전용59㎡가 지난 2월 2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억원이 올랐다. 호가도 껑충 뛰어 5단지 전용 59㎡는 3억 후반대 물건 한두 개를 제외하면 4억원대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 19일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는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640가구 모집에 591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9.3대1을 기록하면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올해 입주자를 모집한 경기도 신규 아파트 중 청약 신청자가 가장 많았다. 동탄신도시 인근 미분양 단지들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수혜지'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선착순 분양에서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용인에서는 처음으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원을 돌파했다. 다음 달 3일 1순위 청약받는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전용 84A㎡의 최고 분양가는 12억3500만이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휘경자이 데신시아'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의 같은 평형 최고가가 각각 9억7600만원, 11억79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5900만원이 더 비싸다.


지난 21일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의 분양가 발표 후 부동산 커뮤니티뿐 아니라 인근 부동산 시장은 술렁였다. 거품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호재를 안고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분양가에 관심은 주변 아파트까지 쏠렸다. 인근 대장 아파트인 '삼거마을삼성래미안1차' 전용 84㎡는 현재 8억원대부터 매물이 있다. 시장이 꺾이기 전인 지난해 3월 거래가는 11억원이다.

해당지역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전세를 끼고 매입하겠다는 팀이 7곳이나 있었다"면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분양가를 확인한 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급매 문의가 늘면서 최근에 집주인이 호가를 3000만원 올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가 들어서면 대규모의 일자리가 생겨 분명 호재지만 이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언제, 얼마만큼 오를지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최근 용인과 동탄은 호재로 인한 단기과열로 본다"면서 "반도체 산업단지가 생기고 수요가 증가하면 부동산 시장에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선반영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우 팀장은 "장기 호재만 믿고 하는 '묻지 마 청약'은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면서 "비슷한 지역의 수요와 아파트 가격 비교 등을 통해 보수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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