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4.19.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방미 일정 최종 조율과 점검 등 각종 보고를 받고 관련 내용을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4일 출국해 26일(이하 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등 워싱턴DC와 보스턴에서 각종 외교안보, 경제협력 일정을 소화한 뒤 29일 귀국길에 오른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외교행사인 만큼 대통령이 연일 밤늦게까지 연설문을 다듬고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미국을 '공식 방문'해 미 의회 연설을 한 뒤 10년 만이다. 외교 형식상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방미 이후 처음이다.
정상이 방문해 미 의회 연설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했던 국가는 미국과 국가의 태생부터 직접 얽혀있는 프랑스와 영국 정도(8번)다. 그만큼 한미동맹의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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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설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법치, 인권의 공동가치에 기반한 동맹 70년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 한미 양국이 당면한 도전 요인을 진단하며 앞으로 양국이 함께 지향할 동맹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보스=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2023.01.20.
동맹의 가슴 파고들 '한 문장'은?관건은 메시지다. 70년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평가는 물론 새로운 한미동맹의 미래를 어떻게 압축적으로 표현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동맹에 기반한 윤 대통령의 외교 철학을 어떻게 전달할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이미지를 미국 정계에 심어야 한다.
약 30분 전후로 진행될 연설이지만 강렬한 인상의 문장이 중요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 의회 화상 연설에서 "아이들의 심장 박동이 멈춘 순간 내 나이도 멈췄다"고 했고 같은 해 12월 방미 의회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는 무너지지 않았다"며 특유의 유머와 위트까지 섞어 진정성을 쏟아냈다. 그 어떤 지원 호소보다 강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대만의 양안 문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미 앞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대량 학살, 심각한 전시 국제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면서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을 겨냥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가치동맹을 바탕으로 보다 분명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이후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워온 만큼 강대국 사이에서 침묵하며 눈치 보는 나라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 기반 위에 '할 말은 하는' 나라를 지향해간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세계시민의 자유와 연대라는 가치는 늘 유효하다"며 "미 의회 연설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미래 동맹으로 발전시킬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