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넷
'보이즈 플래닛' 측은 지난 17일 유튜브와 SNS를 통해 '파이널 글로벌 1차 투표 중간 순위 현황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모든 참가자의 순위가 공개된 건 아니다. 성한빈(3위), 박한빈(10위), 김태래(11위) 등 3명의 순위만 공개되고 다른 멤버들의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후 유튜브 댓글창과 각종 커뮤니티에는 모든 멤버들의 순위를 공개해야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보이즈 플래닛' 투표 시스템은 차수가 진행됨에 따라 투표 가능한 인원이 줄어들었다. 1차 투표는 9인의 연습생, 2차 투표는 6인의 연습생, 3차 투표는 3인의 연습생에게 표를 던질 수 있었고 파이널 1차 투표는 1인 1일 1명의 연습생에게만 투표가 가능했다. 진정한 '원픽'만 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엠넷 유튜브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이 집중했던 건 더 많은 표를 얻는 것이었다. 가족은 물론 친척, 지인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팬덤에서 돈을 모금해 투표한 사람들에게 상품을 내걸기도 했다. '보이즈 플래닛' 연습생 팬덤 역시 결승전을 앞두고 팬덤 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 가지 변화는 이렇게 소극적인 투표 유도에 그치지 않고 제작진들에게 집계 과정과 결과에 대한 해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보이즈플래닛 행동 연합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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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이유를 찾아 올라가면 과거 엠넷이 저지른 과오에 도달한다.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엠넷은 2019년 투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그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없었던 엠넷은 외부 전문 기관 삼일 PwC를 통해 검증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엠넷 측이 밝혔던 핵심은 제작과 집계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MAMA AWARDS' '쇼미더머니'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했다. 다만, 이번에 제기된 공정성 시비는 단순히 투표수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참가자를 의도적으로 밀어주는 '피디픽' 등이 연관됐다는 점에서 외부 기관의 검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남아있다.
특히 최근 CJ ENM이 조작 논란으로 실형을 산 안준영 PD와 김태은 PD를 재입사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엠넷을 향한 신뢰는 다시금 바닥을 기고 있다. 공정성 논란이 계속 되고 시청자들의 강력한 해명 요구까지 있지만 제작진 측에서의 공식적인 해명은 딱히 나오지 않았다. 20일 예정된 결승전 또한 예정대로 진행된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된 그룹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조작 그룹'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다. 제작진의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은 방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될 확률이 높다. 4년 전 과오를 아직 씻어내지 못한 엠넷과 CJ ENM은 '보이즈 플래닛' 결승전과 이후 활동을 통해 이를 씻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