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약진에도… 식음료株, 실적부진 전망에 '공매도' 몰렸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04.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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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약진에도… 식음료株, 실적부진 전망에 '공매도' 몰렸다


K-푸드의 약진으로 주목받는 국내 식음료주(株)가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지만 경기 침체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증권가에서는 식음료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283,500원 ▼9,500 -3.24%)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700원(0.59%) 내린 11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등락을 반복하던 삼양식품은 올해 2월 13만원대로 올라섰으나 한 달여 만에 11만원대로 복귀했다. 이날 기준으로 주가는 연초 대비 3.88% 하락했다.



주가가 요동치는 사이 주가 하락을 기대하는 공매도가 몰렸다. 최근 10거래일간인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삼양식품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21.52%로 전체 증시에서 7위를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64.22%를 기록하며 전체 거래대금의 반절을 넘었다.

다른 식음료주도 공매도 거래가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대상 (21,650원 ▼250 -1.14%)의 공매도 매매 비중은 15.45%로 전체 증시에서 21위를 차지했다. 농심 (394,000원 ▼1,500 -0.38%)(14.07%), 매일유업 (39,900원 ▼100 -0.25%)(13.68%), 오리온 (92,100원 ▼400 -0.43%)(11.74%), 오뚜기 (411,000원 ▼500 -0.12%)(10.10%)도 전체 증시에서 공매도 매매 비중 순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공매도 거래의 성적표는 종목에 따라 달라졌다. 이날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지난 6일과 비교해 0.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1.37%), 매일유업(-0.50%), 농심(-0.02%)의 주가는 하락하고, 오리온(5.94%), 오뚜기(1.03%), 대상(0.58%)의 주가는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대부분의 식음료 기업이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는 데에 반해 경기 침체로 수요는 둔화되는 상황이어서다. 일부 업체는 연말연초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나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은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요 음식료 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대체로 하회할 전망"이라며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고단가 제품 판매량 부진, 신제품 출시 이후 경쟁 강도 상승 등이 공통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가 감소하는 한국 내수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에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이 지속되는 중"이라며 "반면 해외 혹은 신사업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업들의 리레이팅(재평가)으로 기업 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 격차가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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