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똑닮았네" 독살 후 신분 뺏으려던 러 여성…21년형 때리자 '욕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4.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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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나스료바, '도플갱어'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 살해 시도

자신과 꼭 닮은 올가 츠비크(오른쪽)를 살해하고 신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빅토리아 나스료바(왼쪽)./ 사진=BBC뉴스 화면 캡처자신과 꼭 닮은 올가 츠비크(오른쪽)를 살해하고 신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로 기소된 빅토리아 나스료바(왼쪽)./ 사진=BBC뉴스 화면 캡처


도플갱어처럼 자신과 꼭 닮은 여성을 독살하고 신분을 빼앗으려 한 러시아 여성이 미국 대법원에서 징역 21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판결 후 판사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20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미국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뉴욕 퀸스카운티 대법원은 살인미수, 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출신 빅토리아 나스료바(47)에 대해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재판을 맡은 케네스 홀더 대법관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나스료바는 매우 위험한 여성이며 범행은 악마적"이라고 비판했다. 나스료바는 판결 후 교도관과 퇴정하던 중 몸을 돌려 홀더 대법관을 향해 "엿 먹어"라고 외쳤다.

나스료바는 2016년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미용사 올가 츠비크에 대해 독살을 시도하고, 츠비크의 여권과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나스료바는 츠비크의 신원을 훔쳐 신분 세탁을 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스료바와 츠비크는 검은 머리에 피부 톤도 비슷한 데다 같은 러시아 문화권 출신이었다. 츠비크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영국 가디언 등 여러 외신은 두 사람이 도플갱어 수준으로 닮았다고 전했다.

나스료바는 갑자기 속눈썹 보정을 받아야 하는 척하면서 츠비크의 집을 방문, 진정제를 묻힌 치즈케이크를 먹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츠비크가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자 나스료바는 츠비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주변에 알약을 흩뿌린 뒤 도주했다.

다행히 츠비크는 목숨을 구했으나 범행 후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츠비크는 증언대에서 "몇 달 간 불면증에 시달렸고 일을 나가기가 두려웠다"며 "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나스료바가 금방이라도 다시 찾아와 범행을 매듭지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나스료바는 다른 살인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러시아에서 이웃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우고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것. 러시아 수사당국은 나스료바를 체포하기 위해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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