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박모씨(31)가 지난 17일 새벽 2시10분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숨졌다. 18일 박씨가 살던 집앞에 국화꽃다발이 놓여있다./사진=최지은 기자
박씨는 17일 새벽 2시10분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올해 들어 인천 지역에서만 벌써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모두 '건축왕'으로 불리는 남모씨(61)에게 전세 사기를 당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박모씨(31)가 지난 17일 새벽 2시10분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숨졌다. 18일 박씨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박씨 집 현관문 앞에 한 시민이 붙인 메모./사진=최지은 기자
박씨가 살던 미추홀구 숭의동 아파트를 기자가 찾았을 때 현관문 앞에 작은 포스트잇 하나가 붙었다. 박씨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한 시민이 붙인 것으로 보였다. 문 바로 앞에는 흰 국화꽃들이 줄을 맞춰 놓여있었다.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관리비 입금 요청 안내문이 A 아파트 벽과 엘리베이터에 여기저기 보였다. 안내문에는 "다수세대의 관리비 장기 미납 상태로 관리비용이 미납됐으니 하루빨리 납부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입주민 B씨를 만났다. 그 역시 전세 사기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B씨는 "관리업체 역시 건축왕 남씨와 결탁해 돈만 받아가고 아파트 수리나 관리는 항상 뒷전이었다"며 "이런 상황을 안 이상 관리비를 납부할 수가 없었다. 대다수의 입주민도 같은 입장일 것"이라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박모씨(31)가 지난 17일 새벽 2시10분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숨졌다. 박씨가 거주하던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A아파트 현관 앞에 전세 사기 피해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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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아파트 입주민회 대표 김병렬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 부위원장은 "경매장에 가면 경매꾼들이 미추홀구를 보고 '노다지'라고 한다. 싼 금액으로 낙찰받은 다음 가지고 있다가 팔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경매를 중지하거나 경매에서 임차인들에게 우선 낙찰권을 주는 방향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토교통부 장관과 인천시장, 미추홀구청장에게도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의견을 개진했는데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계속 생기니 이제 해주겠다고 하는데 그동안은 왜 못해 준 건가. 직무 유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