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도 뛰어들었다…"배터리보다 더 돈 된다"는 이 시장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3.04.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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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도 뛰어들었다…"배터리보다 더 돈 된다"는 이 시장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는 소재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4대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3개 분야에 뛰어들었다. 각 소재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축에 시동을 걸고 글로벌 케파 확장을 병행하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너지도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17일 밝혔다. 2026년까지 연 5만톤 양산 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연 10만톤 규모의 전구체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75kWh 용량 기준 전기차 100만대 분량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부지 규모는 축구장 46개 크기인 33만㎡(약 10만평)에 달한다. 공장 주변에 확장할 수 있는 대규모 부지가 있어 추가 투자도 기대된다.



전구체는 양극재 핵심 소재다. LG화학은 현재 충북 청주와 중국 취저우에 양극재 공장을 운영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양극재 구미공장이 부분 가동에 돌입한다. 늘어나는 양극재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전구체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전구체 합작공장(JV)을 설립한 바 있다. JV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짓고 있다. 이번 새만금 전구체 공장에서는 전구체의 핵심 원료인 황산메탈도 생산할 예정이다.

LG화학이 양극재와 더불어 공을 들이는 분야는 분리막이다. 분리막은 리튬 이온을 원활히 오가게 하면서도 양·음극재를 섞이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양·음극재가 접촉하면 폭발·화재를 일으키기 때문에 전기차 화재를 막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충북 청주 △중국 우시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지에 독자 분리막 공장을 운영한다. 일본 도레이와 헝가리에 설립한 분리막 JV는 작년 하반기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2028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연간 8억㎡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음극재 구성 물질 사업에도 나섰다. 음극 활물질을 안정시키는 음극바인더와 실리콘 음극재에 들어가는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CNT)를 취급한다. CNT의 경우 지난달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국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게 됐다. 여기에 방열접착제와 BAS(Battery Assembly Solution)도 자체 조달한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LG화학이 동박 등 다른 배터리 소재사업에도 참가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LG화학이 소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안정적인 광물·소재 공급망을 구축했고, 이를 토대로 LG에너지솔루션이 수준 높은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양사 시너지가 크다는 의미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시장에서도 완제품·부품 제작사보다 석유·정유 밸류체인에서 더 큰 수익을 가져갔다"면서 "전기차·배터리보다 소재·광물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누리는 구조가 자리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의 브랜드 파워가 강화될수록 LG화학의 실익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새만금 전구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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