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적 성과에도 기본을 강조한 피프티 피프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4.13 16:02
글자크기
/사진=어트랙트/사진=어트랙트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어요"

'큐피드'로 전 세계를 강타한 그룹 피프티 피프티(새나, 아란, 키나, 시오)가 밝힌 소감이다. 지난해 11월 미니 앨범 'THE FIFTY'로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데뷔 반년도 되지 않아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 했던 기록을 세웠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들뜨지 않았다. 차분하게 기본을 강조했다.

지난 2월 발매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는 2023년 3월 넷째 주 빌보드 'Bubbling Under Hot 100' 차트에 12위로 진입했다. 기세를 탄 '큐피드'는 3월 27일 빌보드 핫100에 100위로 진입했다. K팝 걸그룹 중에는 원더걸스, 트와이스, 블랙핑크, 뉴진스에 이어 다섯 번째 기록이자 한국 가요계 역사상 데뷔 이후 최단기간(4개월) 진입 기록이다. '큐피드'는 3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하며 8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또한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도 61위를 달성했다. 입소문을 탄 '큐피드'는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도 TOP 100에 진입하며 뒤늦은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시오는 "유명 차트에 이름을 올릴 거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차트에 올랐을 때 프로듀서님이 소식을 알려줬는데 저와 아란이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만큼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란 역시 "시오와 같이 있었는데 자다 일어났다. 커튼을 젖히고 '우리 들었대'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곡이 너무 좋아서 언젠가는 잘 될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까지 잘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린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키나 또한 "처음에 프로듀서님이 연락을 주셨는데 너무 놀라서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보는 순간에도 긴장을 많이 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벅찬 감정을 떠올렸다.



잘 알려진 대형 기획사도 아니고 소속 아티스트 역시 피프티 피프티가 유일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낸 이들을 보고 '중소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이렇게 피프티 피프티가 '중소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비결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대부분은 현지 어린 세대를 공략한 마케팅과 좋은 음악을 대표적인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리더 새나는 "연습생 시절, 활동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희의 긍정적 에너지, 시너지를 곡에 담고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러한 부분에 듣는 분께 와닿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물론 틱톡 등 SNS 덕분에 저희가 알려지고 집중받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질적인 것은 음악이지 않을까 싶다.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인해 집중하고 들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아란은 피프티 피프티의 강점으로 진정성을 덧붙였다. 아란은 "물론 모든 아티스트가 진정성이 가득하겠지만 연습생 때부터 회사에서 '언제나 진정성 있고 솔직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자'고 말씀해주셨다. 지금도 저희의 1순위는 기본에 충실하고 음악에 진정성을 함께 담자는 것이다. 이 부분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어트랙트/사진=어트랙트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 사례가 특별한 이유는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끈 뒤 국내로 역수입됐다는 점이다. 새나는 "저희 음악을 많이 들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저희의 음악 스타일 때문에 해외 분들이 많이 들어주신 것 같다. 아직 국내에서는 해외만큼 오지 않았다고도 하시는데 국내 팬분들도 저희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들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렇다면 피프티 피프티가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보여주고 싶은 색깔은 어떤 모습일까. 새나는 "저희와 저희 음악의 특징이 본연의 컬러와 매력을 가지고 가되 우리 색을 입히자는 것이다. 첫 앨범과 '큐피드'도 본연의 멜로디와 사운드를 가져가면서 편곡을 통해 저희만의 색깔을 입히려고 했다"고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을 소개했다.

이어 아란은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큐피드'에서는 거기에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큐피드는 도움의 손길인데 저희 노래에서는 '큐피드는 바보야'(Cupid is so dumb)라는 가사가 있을 만큼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신 저희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했을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음악적인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정석대로, 정통미 있게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큐피드'가 전달하는 능동적인 움직임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는 피프티 피프티가 이뤄낸 성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성과는 되려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심한 부담감이 멤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 역시 "좋은 성과가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된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결국 이를 풀어내는 공식도 계속 강조했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새나는 "다음에 어떤 곡을 선보일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프로듀서님이 고민하고 전략도 많이 이야기해 주신다. 저희도 다음 앨범에 있어서 더욱 완성도가 높은 곡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더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로 앞으로의 활동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표와 포부를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