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PB 자회사 'CPLB', 가격은 낮추고 매출은 늘렸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04.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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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1조3000억, 최대 실적 경신...中企도·소비자도 함께 웃었다

쿠팡 PB 자회사 'CPLB', 가격은 낮추고 매출은 늘렸다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지난해 1조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2020년 설립 후 최대 실적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723억원으로 전년대비 196% 증가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PLB 매출은 지난해 1조357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8.4% 성장했다.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22억원, 6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 95% 상승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5.3%, 당기순이익률은 4.5%다.

쿠팡의 PB 비중은 지난해 쿠팡 전체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의 5.1% 수준이다. 전년(4.7%)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PB상품이 전체 매출의 20~30%에 이르는 주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쿠팡은 2020년 7월 PB를 전담하는 기존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별도법인 CPLB를 출범했다. 현재 곰곰, 탐사 등 14개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CPLB의 제품은 대부분 중소 제조사들이 만든다. 전체 CPLB 제품 수와 수량, 매출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다. 쿠팡은 CPLB의 영업이익 급증 배경으로 PB상품 판매가 증가해 매출이 오르자 제조사들이 생산설비 등에 투자를 확대한 덕에 생산비용을 더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PLB의 매출상승은 이른바 '쿠세권'으로 불리는 쿠팡의 촘촘한 물류망의 전국적 확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처음으로 도입할 당시 물류센터는 7개 수준에 불과했다. 쿠팡은 이후 투자를 계속해 현재는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인해 서울과 수도권 등에 한정됐던 로켓배송 이용가능 권역은 전국의 70% 수준까지 확대됐고 그로 인해 쿠팡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21년 22조원 수준이던 쿠팡 매출은 지난해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까지 늘었다.

이른바 '쿠세권'의 확대로 쿠팡 이용자가 늘자 PB상품 판매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쿠팡의 지난해부터 이어진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도 CPLB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쿠팡은 쿠세권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통·물류 비용을 줄이는 한편, 중소 제조사 물건의 대규모 직매입, 대용량 묶음 상품 확대로 소비자가격 상승도 최소화했다.

CPLB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87.7%로 쿠팡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77%)보다 10%포인트 높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다른 공산품보다 마진율이 낮다는 얘기다. 그만큼 소비자는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쿠팡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마진율이 낮더라도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려고 노력한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쿠팡가격변동 어플리케이션 '역대가' 등에 따르면 올 2월 40개 가공식품의 주요 PB 상품들 평균 가격은 작년 2월 대비 0.5% 하락했다. 반면, 통계청에서 집계하는 해당 40개 품목의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77%다.

통계청에서 매달 소비자 물가를 산정하는 전체 가공식품 품목(73개) 가운데 쿠팡 PB 제품이 있는 40개 품목 인기 상품의 가격이 오히려 내려간 것이다. 여기엔 고추장·된장·참기름·식용유부터 우유·떡·빵·치즈·생수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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