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외국인 환자로 바빠요"… '韓 의료관광' 급물살, 정부도 '마중물'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박정렬 기자 2023.04.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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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에 외국인 환자 급증… 정부, 비자 제한 완화 등으로 2027년 외국인 환자 70만명 유치 목표

"요즘 외국인 환자로 바빠요"… '韓 의료관광' 급물살, 정부도 '마중물'


#1. 강남에 위치한 A성형외과는 최근 일본어가 가능한 상담사를 새로 채용했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외국인 환자의 발길이 끊겨 통역이 가능한 상담사도 모두 떠났지만, 최근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환자가 다시 유입되면서 병원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외국인 환자 수가 적긴 하지만 20~30% 수준까지는 회복된 상황"이라며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지금보다 2배 이상은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 용산의 B안과는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 등록을 위한 서류 작업에 분주하다. 올해 들어 외국인 환자 진료가 가능하냐는 유치업자(에이전시)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치료받고 싶다고 묻는 외국인도 더러 있다고 한다. B안과 관계자는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라며 "코로나19 엔데믹에 맞춰 본격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요즘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와서 바빠졌어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이 풍토병화)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방한하는 외국인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도 비자 제한 완화 등으로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고 내수를 증진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로 입국한 해외여행객은 47만924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79.3% 증가했다. 코로나19 완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인데, 그만큼 방한 외국인 환자들도 급증했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외국 의료인 연수 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의 성숙경 국제교류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환자수가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 환자의 문의와 교류를 위한 해외 병원의 문의가 굉장히 더 많아졌다"며 "체감 상 의료수익(매출)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70%까지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K-컬처, K-방역 등으로 전반적으로 한국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병원 신뢰도도 높아진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한 한 성형외과 의사도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에서 "외국인 환자들이 많아져서 바빠졌다"고 언급했다.

'의료관광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하고 병원 얘기를 들어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환자가 증가세라 병원들이 엄청 바쁘다고 한다"며 "이에 지난달부터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항 픽업과 통역 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오는 5월 압구정에 있는 '강남 메디컬 투어센터'를 재개관하고, 한류 콘텐츠랑 의료관광을 결합한 상품도 조만간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관광객들의 모습./사진= 뉴스1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관광객들의 모습./사진= 뉴스1
실제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49만7464만명까지 늘었던 외국인 환자수는 코로나19로 2020년 11만7069명으로 급감했고 2021년에도 14만6842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22만여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환자수가 최대치였던 2019년 의료관광 지출액은 3조331억원,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액은 약 8조1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적 효과가 컸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총 진료 수입은 3조7000억원이다.

이에 정부는 비자 제한 완화 등의 정책적 지원으로 의료 관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들어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 △전자비자 신청 권한을 가진 우수 유치기관 지정 확대(작년 27개→올해 50개 이상) △일반 유치기관의 비자 발급 쿼터 상향(작년 5건→올해 10건) △재정능력입증서류 제출 의무 면제 등 동반자 제출서류 완화 △동반자 가족 범위 확대(배우자·직계→형제·자매) △한의약 등 한국 고유분야 대상 외국인 환자 유치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에는 70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올 상반기 외국인 환자 유치 방안을 시행하면 하반기에는 외국인 환자수가 더 많이 늘어나고 내수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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