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고용시장 통계업체인 애드주나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영국에서 '금요일 조기 퇴근'을 내건 구인 건수가 1400건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 3월 같은 조건을 제시한 583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021년 8월 20일(현지시간) 뉴욕시에서 젊은이들이 "채용 중"이라는 표지판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AFPBBNews=뉴스1
예컨대 영국 패션업체 DCK그룹은 상품기획자 구인 공고에서 주 3일 출근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근무와 금요일 오후 4시 이전 퇴근을 내걸었다. 미국 우주항공회사 레이시온테크놀로지는 영국에서 근무하는 계약관리자 구인 공고에 금요일 조기 퇴근을 포함한 주 37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앤드류 헌더 애드주나 공동 설립자는 "금요일 조기 퇴근을 제시하는 기업의 경우 근무 시간에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직원들의 웰빙을 세심하게 살핀다는 이미지를 준다"면서 "이 두 가지는 오늘 구직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로시간 단축 흐름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라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노동력 부족 속에 기업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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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을 고려한 근무 시간 단축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화두가 됐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공무원을 대상으로 금요일 오후부터 쉬는 주 4.5일제를 공식 도입했고, 벨기에는 지난해 주당 38시간 근무 시간은 유지하되 근로자가 선택해 주 4일에 해당 시간을 몰아서 일한 뒤 사흘을 쉴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에서 주 4일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단순히 젊은 구직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혜택을 남발하는 데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영국 라이트벌브미디어의 루이스 켐프는 최근 링크트인을 통해 "(혜택에 이끌린 구직자는) 언젠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신뢰와 존경을 받고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게 피자(식사 제공)나 휴일, 금요일 조기 퇴근보다 훨씬 중요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