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하다…창고에 쌓이는 '실탄'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4.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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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그룹주' 폭등랠리에 고심, 투자자예탁금 '51조'
개인CMA 잔액 올해만 10%↑…대기성 자금에 뭉칫돈

살까, 말까 하다…창고에 쌓이는 '실탄'


"지금이라도 이차전지주 들어가야 할까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으로 대표되는 이차전지주가 최근 폭등 랠리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간다. 매일 고점을 경신하는 종목에 뒤늦게라도 투자해야 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면서다. 이들처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최근 대기성 자금에 돈을 넣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5.78포인트(1.42%) 상승한 2547.86에 마감하며 2540선에 안착했다. 전일 25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동력을 받으면서 장중 255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1.02포인트(1.24%) 상승한 898.8에 마치면서 900선을 앞뒀다. 코스피와 코스닥 동반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승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에코프로그룹주'다. 이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또다시 동반 최고가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이 폭등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뒤늦게라도 투자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 아직 대상을 정하지 못한 이들의 돈은 증시 대기성 자금에 묶인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51조2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53조505억원으로 집계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하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흔히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감소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들어 반등 추세가 지속된다. 지난 1월 10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 43조6928억원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과 함께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묶이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증권사 CMA 잔고 합계는 53조9811억원으로 집계됐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예탁금을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해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의 CMA 잔고는 올해에만 10% 넘게 늘었다. 지난 7일에는 54조375억원으로 연중 최대치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10월 14일(54조2065억원) 이후 약 반년여만에 잔고를 회복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대기성 자금 성격의 상품에 자금이 몰린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에는 최근 3개월 새 6936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국내 ETF 종목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개인 투자자는 올해에만 이 상품을 353억원 순매수했다.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여 이른바 '파킹통장 ETF'로 불리는 이 상품은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최초의 금리형 ETF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초단기 금리를 따라 손실을 거의 보지 않는 상품"이라며 "어떤 섹터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들의 대기 자금이 늘고 있는 현상이 ETF에서도 관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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