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입고 커피 팔다니"…제동 건 美시의회 '6억' 물어내, 왜?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3.04.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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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노점 '힐빌리 핫티즈' /AP=뉴시스커피 노점 '힐빌리 핫티즈' /AP=뉴시스


비키니 차림으로 커피를 파는 매장과 복장 규정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였던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시가 약 6억원의 합의금을 내고 6년에 걸친 소송을 끝냈다.

11일 미국 포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시애틀 북쪽의 에버렛 시의회는 커피 노점 '힐빌리 핫티즈' 사업주와 직원에게 합의금 50만 달러(6억6000만원)를 주고 소송을 매듭짓기로 했다.



힐빌리 핫티즈와 시의 갈등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는 비키니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영업하는 것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고 성매매 가능성이 제기되자 단속에 나섰다.

시는 해당업체에 미성년자 성매매와 착취 혐의 등을 적용해 관련자를 체포했지만 영업 방식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시는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탱크톱과 반바지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도입했다.



그러자 힐빌리 핫티즈는 해당 조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지방법원은 "이것은 여성에 대한 검열을 장려하고 권리와 자유를 박탈할 것"이라며 "노점 근로자에게 복장을 강제하는 시의 복장 규정은 미국 헌법과 위싱턴주의 평등 보호 조항을 모두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시는 항소할 수 있었지만 상급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더 큰 배상금을 물어야 해 합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종업원은 시 복장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어졌다.


시 관계자는 "특정 커피 노점에서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성행위를 강요당했다고 보고한 젊은 여성들이 많아 이 소송에 참여해왔다"며 "법원 결정에 실망했으며 젊은 여성들이 보호받고 존중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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